소비가 회복될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으면서 소비 관련주 전망이 또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특히 각 증권사는 16일 최근 발표된 5월 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하는 등 석달 연속 위축세를 벗지 못하자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고 있다"며 유통업종에 대해 일제히 부정적 전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날 신세계를 포함한 대부분 백화점 및 유통 관련주가 상승세를 타는 등 장세는 경기 전망과 다른 흐름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소비회복 신호 없다
정부는 소비의 본격 회복시점을 3분기 이후로 잡고 있으나 증시 전문가들은 하나 둘 회복 시점을 더욱 늦춰잡는 분위기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유통업종 코멘트에서 "5월 백화점 기존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것은 여름 의류 및 스포츠상품의 매출 감소로 일부 설명될 수도 있지만 이는 내수 부진의 전형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 한영아 연구원은 "특히 최근 대형 음식점의 매출을 점검한 결과, 소비 경기 회복의 신호를 발견하기 어려웠고, 소비심리는 2∼3개월 전보다 더 위축돼 6월과 7월의 매출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유통업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교보증권 박종렬 연구원도 "최근 발표되고 있는 각종 소비관련 경기지표를 보면 향후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치를 크게 낮추지 않을 수 없다"며 유통업종에 대해 '중립'의견을 유지했다.
박 연구원은 "400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가 줄지 않고 있고, 1분기 현재 가계 신용잔고도 450조5,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며 고유가 및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소비여력이 감소하고 있다"며 "향후 소비 회복이 그리 쉽게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소비주 매수 시점 저울질 한창
소비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시에서 소비 관련주, 특히 주요 유통주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다. 특히 격심한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E마트를 통한 할인판매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리고 있는 신세계는 매수 추천의 중심에 있다.
삼성증권은 "저가형 소매업태인 할인점은 지속적으로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며 공격적 할인행사로 유통업체 중 가장 견조한 매출을 보일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가 30만원을 유지했다. 신세계 주가는 지난달 한 때 22만원선까지 밀렸으나 최근에는 27만원 내외의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이날 한국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한국경제를 위기로 보지 않으며 한국 내수회복에 대한 전망을 강화한다"며 LG홈쇼핑과 태평양 등 소비주의 비중을 오히려 확대한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내수 소비와 설비투자의 회복 지연은 심리적인 요인과 정치적 요소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까지 개인소비는 7.7%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10.3%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의 박천웅 상무는 "만약 내수와 설비투자가 더 미뤄진다면 나중에 억압됐던 수요가 한꺼번에 터지는 효과(Pent-Up)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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