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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공동善 지킴이 서영훈 <60·끝> 나의 생각, 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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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공동善 지킴이 서영훈 <60·끝> 나의 생각, 나의 꿈

입력
2004.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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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의 회고담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린다. 내가 관계한 단체와 조직들의 취지, 운동 내용, 경과 등을 많이 얘기하다 보니 좀 지루하고 재미없었을 것이다.다시 한번 내 삶을 돌이켜보면 겉보기에 평탄한 인생 같이 보이지만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독특한 길을 걸어왔기에 사실은 참으로 기구했고 역경과 시련이 많았다.

그런데 아주 어려운 고비를 넘을 때마다 내 삶의 배후에 내 운명을 인도해주는 은혜로운 섭리의 손길이 있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19, 20세 때 일경에 투옥돼 9개월간 고문과 악형을 당하고 미결수로 있을 당시 대낮에 큰 북소리가 나면서 "오늘 저녁 8시에 석방된다"는 큰 목소리를 들었는데 정말 그 날 그 시각에 석방됐다. 전에 말했듯이 6·25 전날 전국토가 불이 붙어오고 붉은 호랑이와 흰 호랑이가 싸우는 꿈을 꾸었다. 4·19 즈음에도 꿈을 꾸었다. 기관차 화통 위에 이승만(李承晩) 대통령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열차차량이 쾅 부딪히더니 동상이 남산으로 굴러 떨어지며 산이 무너지고 시민과 군중이 많이 죽는 꿈이었다.

나는 30, 40대에 15년간 매일 새벽 남산에 올라가 기도를 했다. 40세 어느날 형용하기 어려운 체험을 하며 나의 정체와 참 삶의 의의를 깨달았다. 나는 시간과 공간의 상대세계를 초월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영원히 살아계신 유일 절대의 존재가 계시다는 것과 그는 시간과 역사 속에 들어와 섭리하시며 동행하시는 생명이요, 진리요, 법신이요, 사랑이라는 것을 믿는다.

우주 천체는 하나의 위대한 질서 속에 있고 그 중에 있는 조그만 별 지구에 축복 받은 생명질서가 있다. 거기에서 제일 존엄한 가치와 사명을 지니고 고등한 지능을 가진 존재가 인간이니, 우리는 그 소명에 응답하도록 정성을 바쳐 노력하면 이 세상에 태어난 구실을 하는 것이고, 유일 절대 존재와의 관계에서 자기 실현을 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나의 인생관이다.

한반도에 태어난 우리는 세계 역사의 모순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돼 큰 수난과 고통을 당했으므로 이를 잘 극복한다면 선진 민족으로서 역할을 하고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의 사명과 저력을 믿는다.

나는 간디 톨스토이 안창호(安昌浩) 류영모(柳永模) 함석헌(咸錫憲)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평범한 사람이지만 내 일생 선하고 정의롭게 살겠다는 뜻을 갖고 노력했다. 세상에서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그다지 괘념치 않는다. 내가 하는 일에 협조해주고 동참해주는 분들이 있는 것을 감사한다. 한때 짧은 기간 정치에 관여했지만 내가 당파적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각계 각층에서 아껴주시고 믿어주신 것에 참으로 감사한다. 지향하며 추구하는 이상의 실현을 위한 의지와 노력은 있지만 세상의 제도와 법질서를 존중하고 순응하면서 살아왔다.

동지들의 기대에 부응해서 공동선운동과 재외동포교육진흥, 그리고 앞으로 새 시대 인류사회에 앞서 나가는 좋은 청소년 운동을 해보는 것이 마지막 꿈이다. 올해말이나 내년쯤 우리나라 자생의 청소년 단체를 만들 생각이다.

요즘 나의 생각을 담은 시 한 수를 소개하며 '나의 이력서' 연재를 마친다.

'文明世界新開闢(과학문명이 크게 발달하여 새 세상 새 질서가 열렸으니) 地球竟成一村化(지구 전체가 마침내 한 마을 한 살림터가 되었네) 生類多異咸有緣(뭇 생명 그 종류가 많고 다르다 해도 모두가 상생 공존할 인연이 있고) 百花齊放園中和(빛깔 향기 서로 다른 온갖 꽃들도 한 동산에 함께 피어 조화 이루었네) 日月高明普遍照(하늘에 드높이 밝은 해와 달은 온 누리 두루 고르게 비추고) 天心極盡降衷我(하나님 높고 극진한 뜻은 인간의 마음 바탈에 내려 비춰 참 내가 되었구나) 誠明正道百萬連(우리 모두 바른 길 정성으로 밝히며 다 함께 손에 손잡고 나아가) 同歸一體平天下(한 하늘 아래 어울려 사는 공동체로 돌아가 온 인류가 복되고 평화로운 한울나라 이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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