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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방마다 타당성 없는 공항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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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방마다 타당성 없는 공항유치

입력
2004.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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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지방 공항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는 깊은 수렁에 빠진 지방 공항의 실태를 그대로 말해 주고 있다. 기본적인 수요 예측이 잘못되어 과잉·중복 투자가 이루어졌고,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며, 전망 또한 극히 불투명하다는 것이다.감사원은 김제 공항에 대해서는 수요가 과다 산정됐다는 이유로 착공 시기를 재조정하도록 했다. 무안과 울진공항의 경우는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개항 시기와 사업 규모를 재조정하도록 했다. 기존의 지방 공항은 이미 위기를 맞고 있다. 14개 공항 중 지난해 이익을 낸 곳은 2곳에 불과하고, 재정 자립도가 50%에 못 미치는 곳이 7개에 달하고 있다. 예천 공항은 지난달 사실상 문을 닫았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지방 공항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치적 논리가 우선했기 때문이다. 지방 항공노선은 고속도로나 고속철도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건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계획되어 있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공항건설이 추진되었다. 선거를 의식한 정치인과 지자체장들이 공적을 내세우기 위해 공항을 유치했다. 지역 이기주의가 가세했고, 정부도 지역 균형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사업성에 대한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엄청난 예산이 낭비됐고, 부담은 국민의 몫이 되었다. 애물단지로 방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방 공항 활성화 방안이 쉽게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감사 결과에 대한 책임 규명이 따라야 할 것이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잘못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일어났는지를 되짚어야 한다. 공항 같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국가 사업에서 경제논리를 배제한 정치적 고려가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오는가를 정치권과 정부는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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