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벌판을 호령하던 고구려 선조들의 용맹과 기개를 본받아야 합니다."음식점을 경영하는 한 시민이 중국에 있는 것과 똑 같은 광개토왕비를 자신의 업소 앞마당에 세웠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에서 15년동안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임순형(49)씨. 그는 지난 12일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에 있는 광개토대왕비의 실물 크기와 같은 비를 주문 제작, 자신의 음식점에 세웠다.
검은색 계통의 사각형 모양의 광개토왕비는 높이 6.39m 가로 1.8 m 세로 2m규모로, 확인된 한자 1,800여자가 원형 그대로 새겨졌다.
그가 광개토왕비의 실물을 처음 대한 것은 1999년 지린성을 여행할 때였다.
가슴이 뭉클하고 떨리는 듯한 전율을 경험한 그는 이때부터 똑 같은 비석을 만들어 국내로 들여올 생각을 하게 됐다.
임씨의 소망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검은색이 감도는 돌을 구하기가 어려웠던 것. 수소문 끝에 지안에서 2,000㎞나 떨어진 허베이(河北)성 취양(曲陽)의 한 중국인 석공에게 제작을 의뢰, 2차례 실패한 끝에 가까스로 비석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 자동차 전복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했다.
고양에서 6대째 살고 있는 임씨는 민속박물관 건립에 관심이 많아 지난 27년동안 맷돌 2,000여점과 장독 300여점, 다듬이돌 200여점, 농기구 100여점을 모은 수집광이기도 하다.
임씨는 "장군총 등 고구려 고분도 복원해 국내에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송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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