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과 관련, 새 아파트 벽지의 유해성을 비교 연구한 고교생들이 국제환경탐구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새집증후군은 새 집이나 수리한 집의 벽지와 바닥재 등 건축자재에서 방출되는 오염물질로 인해 두통,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등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지난 6∼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12회 국제환경탐구올림피아드에 한국대표로 참가, '새집증후군 해결을 위한 벽지 활용에 관한 연구'를 출품해 1등상인 금메달을 탄 주인공은 경기과학고등학교 김정우(16·오른쪽) 이준희(16·이상 2년)군.
같은 반 단짝인 이들은 지난해 12월 새집증후군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기 시작했지만 국내 학계에 관련 논문 등 자료가 전무하다는 사실을 알고 이 분야 연구에 뛰어들었다.
입주 1개월을 앞둔 군포시의 한 아파트에 천연(톱밥, 숯 함유)벽지 집 일반(실크)벽지 집 벽지를 바르지 않은 집 등 3곳을 실험대상으로 삼았고, 이곳에서 톨루엔과 자일렌, 포름 알데히드, 메틸벤젠 등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의 방출량을 측정했다.
VOC 방출량을 확인한 결과 예상대로 일반벽지를 바른 집이 WHO(세계보건기구) 기준의 5배 이상의 VOC를 방출했고, 특이하게도 벽지를 바르지 않은 집이 일반벽지 집의 3분의1에 불과한 VOC가 방출됐다. 천연벽지 집은 WHO기준과 비슷했다.
연구를 지도한 한동열(43·생물) 교사는 "일반벽지 집이 벽지 없는 집보다 VOC가 많이 방출되는 것은 벽지를 바를 때 사용하는 본드나 벽지 자체의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며 "숯이나 톱밥을 사용한 천연벽지가 새집증후군을 막는 데 효과가 있지만 가격차(일반벽지 300만원, 천연벽지 350만원)가 있다는 이유로 일반벽지를 사용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군 등의 연구는 독특한 소재인데다 체계적인 연구내용과 데이터 분석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아 전체 45개 참가팀 가운데 4팀에게 주는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한 교사는 설명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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