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DVD는 어떻게 발전해왔을까? 주위에 DVD를 좋아하고 아끼는 이들에게 물어보면 대다수가 인터넷 커뮤니티인 DVD프라임(www.dvdprime.com)이 한국 DVD의 요람이라고 입을 모은다.DVD프라임은 1999년 6월 당시 한국석유공사에 다니던 박진홍씨가 만들었다. AV를 좋아하던 그는 PC에서 DVD를 처음 감상하게 된 순간 엄청난 감동과 충격을 받았다. 이 황홀한 경험을 널리 공유하기로 마음 먹은 것. DVD를 빨리 접했던 내로라하는 마니아들이 이 소문을 듣고 인터넷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마니아들이 뿌리를 내리면서 박씨는 2년 뒤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운영자의 길로 나섰다. 얼마 후에는 일손이 부족한 탓에 부인 이태영씨마저 잘 다니던 직장을 버리고 사이트 운영에 합류했다.
이 사이트가 생겨난 지 이달로 5주년이 됐다. 연 방문자수 1,500만명. 이들은 토론하고 정보를 나누고 때로는 제작사를 질책한다. DVD프라임은 그동안 DVD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서플먼트(부가영상)에 한글자막을 반드시 수록하도록 영상물등급심의규정을 바꿨다. 또 DVD의 문제점을 제일 먼저 찾아내 제작사가 DVD를 교환해주도록 만드는 등 많은 업적을 세웠다.
가장 큰 공로는 초보자들도 어떤 DVD를 선택하고, 어떤 하드웨어를 장만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실한 길잡이가 된다는 것. 그만큼 생생한 정보로 넘쳐난다. 필자 역시 하루에 한번씩 이곳을 찾지 않으면 기분이 가라앉을 만큼 어느새 생활의 일부가 됐다. DVD업체들도 감히 생각치 못한, DVD의 대종상이라 부르는 ‘DP 어워드’도 만들어 해마다 가장 우수한 DVD 타이틀에 상을 주고 있다.
서울 등촌동 DVD프라임 사무실에 가면 늘 쿵쾅거리는 앰프소리와 함께 DVD를 아끼는 이들이 상주하고 있다. DVD를 늘 정이 넘치는 미디어로 재창조한 DVD프라임은 DVD를 모으고 즐기는 이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랑방이다.
박씨는 “앞으로 더 다양한 정보가 가득찬 곳이 될 수 있도록 사이트를 개편할 예정”이라며 “DVD프라임은 DVD보는 즐거움을 더 크고 짜릿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의 행복과 문화생활을 증폭시켜주는 독특하고 튼실한 NGO DVD프라임에 고마움을 전한다.
킴앳/DVD 칼럼니스트 kim@journa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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