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이전 정부에서 외교 및 국방 관리를 지낸 26명은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기 때문에 11월 미 대선에서 패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이번 주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성명에 서명한 복수 인사들의 말을 인용, "변화를 위한 외교관 및 군 사령관으로 불리는 이 그룹이 명백히 부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난하고 11월 대선에서 부시의 패배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께 발표될 성명의 서명자 중에는 최근 사망한 '미 공화당의 대부'로널드 레이건과 부시 현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 부시 등 공화당 정부의 전 대통령이 임명한 다수가 포함돼 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 신문은 또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정부 시절의 전직 국무부 관리와 대사, 전직 장성들도 성명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미 대선 기간 동안 전직 고위 군 장성들과 외교관들이 정치적 입장을 명백히 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레이건에서부터 부시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5년 동안 냉전시기 소련주재 미국대사를 지냈던 잭 매틀록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래로 미국은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맹관계를 강화해왔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는 긴밀한 우방과 그 국민들을 고립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카터와 레이건 전 대통령 정부에서 아프리카 4개국 대사를 지낸 해롭은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존경받고 세계의 나머지를 이끌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쳐왔지만 다른 이들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다자 기구들을 조롱하는 이 정부의 오만 때문에 그 노력이 헛수고가 됐음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원들은 그러나 이런 비판에 발끈한다.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재단의 클리프 메이 의장은 "이 전직 고위관료들은 9·11 테러공격이후 미국의 외교정책이 얼마나 큰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이들이 부시 대통령에 대해 심각한 정치적 문제를 야기할 만큼 충분히 비중있는 인물들인가에 의문을 제기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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