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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주 의학전문기자의 여자는 왜?]<55> 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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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주 의학전문기자의 여자는 왜?]<55> 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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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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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환자 다섯중 한명은 위암식습관의 서구화로 유방암, 대장암이 증가 추세라면 상대적으로 위암은 감소해야 할 것 같지만, 여전히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이다.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한국중앙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한해 동안 발생한 전체 암 가운데 20.2%가 위암이었다. 남자의 경우 전체 암 발생자 중 24.0%(1위), 여자에서는 15.3%가 각각 위암 발생자였다. 위암에 걸리는 여성이 유방암환자보다는 적지만, 암사망률(10만명당)에서 위암은 17.0명, 유방암은 5.0명으로 유방암보다 위암으로 사망하는 여성이 훨씬 많다.

- 남녀 모두 50~60대에 많이 발생/여자가 발병 빨라

연세대의대 일반외과 노성훈교수는 “일반적으로 위암은 남자가 여자에 비해 2배이상 많다”면서“위암이 많이 발생하는 나이는 남녀 모두 50~60대”라고 말했다. 1987년부터 2000년까지 세브란스 병원에서 위암수술을 받은 환자 7.015명을 분석해본 결과 남녀비는 1.64대 1이었다. 또 위암 평균 발병 나이는 여자가 남자보다 낮아, 남자 56.2세, 여자 54.2세였다.

- 20대 위암은 여자가 1.5배 많아

20대도 물론 위암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전체 환자 분포로 보아선 아주 낮은 비율(1.9%)이지만 100명중 2명은 20대에 발병한다. 노교수는 “특히 20대 위암은 여자가 남자보다 많은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 병원 통계에 따르면 20대의 위암환자는 여자가 남자보다 1.5배 가량 많았다. 30대에 이르면서 남녀 비는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40대 이후부터는 전 연령대에 걸쳐 남자 환자가 여자 환자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 젊은 여성 위암은 악성빈도 높아

여자와 남자의 위암은 많이 다르다. 노 교수는 특히 폐경전(45세 이전)의 여성 위암은 여러가지 점에서 남성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한다. 육안으로 관찰했을 때 20~30대 여성위암은 보만(Borrmann) 4형(여자 26%, 남자 11.4%)이 많고, 조직학적으로는 미분화형(여자 90%)이 많았다는 것. 노교수는 “젊은 여성만큼 크게 차이가 있지는 않지만 이 같은 특징은 전 연령층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면서 “보통 위암은 위벽 내에서 혹처럼 돌출되거나 궤양처럼 파인 형태를 가져야 내시경 검사로 쉽게 진단이 되는데, 보만 4형은 내시경으로 보았을 때 뚜렷한 암 병소가 나타나지 않고 위벽 전체가 두껍게 섬유화되는 게 특징으로 정상 점막이나 위염처럼 보일 수 있어 진단이 제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암이 의심되면 의심 부위를 떼내 정밀현미경 검사를 하는데 보만4형일 경우 검사를 해도 암세포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2차, 3차 생검을 다시 해야 한다.

또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보통 분화도가 낮거나 미분화된 악성 종양은 분화도가 좋은 악성 종양에 비해 암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암세포는 일반적으로 정상세포에 비해 크기가 다양하게 크며 형태는 불규칙한 게 특징인데 미분화암은 이런 특징을 잘 나타내지 않기 때문이다. 미분화형은 분화형보다 암 예후(치료효과)도 나쁜 편이고 진행도 빠른 편이다.

젊은 여성들 가운데 내시경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진단 받은 후 몇 달 후 갑자기 말기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보만4형에 미분화암일 가능성이 높다. 초기엔 내시경 검사에서 거의 암병변이 보이지 않고, 암 진행속도는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시경 검사에서 암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속쓰림 위통증 소화불량 구토 체중감소 등 증상이 지속된다면 안심하지 말고, 한 두달내 다시 한번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노교수는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여성 위암, 복막전이 많아

폐경 이전 여성 위암의 특징은 복막전이(10%), 즉 대장이나 직장으로의 전이가 남자(5%)보다 2배나 많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위암의 간 전이 사례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노교수는 “젊은 여성에게 복막전이의 빈도가 높은 것은 미분화형 암의 빈도가 높고 보만4형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여성위암의 약 5%는 난소 전이가 이루어진다. 특징적인 것은 위암의 난소전이가 폐경 전 여성에게만 이루어진다는 것. 노교수는 “아마 폐경이 되면 난소에 생물학적 변화가 와서 위암세포가 침입하는데 방어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노교수는 “흔히 위암의 난소전이가 발견되면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위암수술 후 난소에 전이된 암환자에게 적극적으로 난소 절제술을 실시한 후 항암치료를 한 결과 생존률도 높이고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위암 수술 후 임신 가능한가

아직 임신과 위암의 관계가 확실히 규명된 보고는 없지만, 임신중 혹은 출산 이후 발견되는 위암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노교수는 “임신이나 출산 자체가 암의 진행을 가속화 하는지, 혹은 구토나 구역질 같은 증상을 임신때문이라고 여겨 위암 진단이 늦어진 것인지 정확하지 않다”면서“하지만 임신으로 인한 물질대사속도가 빨라지면서 암의 성장과 전이도 가속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신 초기(3~4개월)에 위암이 발견됐을 경우 보통 위암전문의들은 산모에게 유산을 권유한다. 그러나 중반기 이후 암이 발견되면 임신상태를 유지하다 제왕절개를 통해 조기 출산을 유도하고 있다.

위암수술 후 재발없이 5년 정도 지나면 임신이 가능하다. 노교수는 “초기 위암일 경우 수술 2~3년쯤 지나면 임신을 권하기도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암의 진단당시의 위암의 병기이며, 젊은 여성에서 발생했더라도 조기에 발견되면 예후가 좋기 때문에 임신도 권장한다”고 말했다. 여자에게는 출산 적령기가 있으므로 수술 후 5년을 채우지 않았더라도 임신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 위암발생에 관여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영향

위암의 원인으로 맵고 짠 음식, 탄 음식, 가공식품, 염장식품, 불결한 환경, 흡연 등 수십가지가 넘게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별에 따른 위암의 특징차이를 보면 여성호르몬도 위암 발생과 증식에 상당히 관여할 것이라고 말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 치료성적 점점 좋아져

위암의 생존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의학기술의 향상과 더불어 조기진단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교수는 “세브란스 병원의 경우 조기위암인 1기의 5년 생존률은 90~95%이며 2기 75%, 3기A 50~60% 3기B 35%, 4기 14%에 이르고 있다”면서 “수술자 치료기관 항암요법 등에 따라 치료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진행위암의 경우 확실한 림프절 절제가 향후 치료성적의 관건이 된다는 것이다.

의학전문 기자 송영주 /yjsong@hk.co.kr

■암 발병 막으려면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하다/어릴때 부터 싱겁게 먹는 습관들여야

일반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위암을 예방하려면 무엇을 먹어야 하냐?’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어떻게 먹느냐이다’ 라고 강조하곤 한다. 특히 위암예방에 진정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한 가정의 어머니라고 말하곤 한다.

가족의 식습관이 위암발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위암 환자들의 가족력을 살펴보면 놀랍게도 환자의 부모, 형제도 위암 환자일 때가 많다.

어떤 여성은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남편의 식성 때문에 항암식단을 차리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족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어머니라면 자식을 위해 과감히 소금 간장 고추장 사용을 줄여야 한다.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따로 준비하는 게 힘들다면, 우선 반찬과 국을 싱겁게 준비한 후 어른들은 자기 입맛에 맞게 따로 간을 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위암전문의의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 잦은 외식도 좋지 않다. 일일이 불에 탄 고기를 떼어내 조심스레 먹는 것보다 집에서 가족들이 마음 편하게 고기가 타지 않게 먹는 편이 훨씬 좋을 것이다. 방부제 식용색소 조미료 등 사먹는 음식에 들어가는 여러가지 성분들을 떠올려보라.

특히 여성들은 남편의 잦은 회식도 가능한 줄이도록 유도해야 한다. 회식은 위암뿐 아니라 복부비만 지방간 간염 간암 고혈압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위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음식이 당연히 위에도 좋은 음식이다.

/노성훈 연세대의대 일반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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