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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용산기지 공원화는 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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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용산기지 공원화는 꿈인가

입력
2004.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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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한 후 이곳에 대규모 도심공원을 만든다는 구상이 서울시와 정부에 의해 제기됐고, 이에 광범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국방부가 용산 기지의 용도를 변경해 민간에 파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어 자칫 공원화구상이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국방부가 마련한 '주한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지역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안)'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이전 관련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용산기지 터를 매각할 수 있도록 했다. 더 나아가 다른 기관과의 협의 없이도 국방부가 독자적으로 이 땅을 팔 수 있게 했다. 기지 이전에 따른 우리측 예상 부담비용 3조∼4조원가량의 재원 염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현재 자연녹지 지역인 용산기지 터가 상업 또는 준주거 지역으로 바뀌면 과밀 개발되고 도시계획 자체가 크게 흔들리게 된다. 푸른 숲의 공원이 아니라 또 하나의 고층아파트 숲으로 변해 버릴지도 모른다.

용산기지 터는 100년 동안 외국 군대가 주둔했던 곳으로 그만큼 우리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다. 이 부지의 활용 방안을 놓고 역사 또는 민족 공원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일이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책임도 있다. 미군 기지 이전 비용에 대해 면밀하고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용산기지 공원화 자문기획위원회'가 설치되었지만 활동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합리적인 미군 기지 이전 비용 조달과 훌륭한 공원 조성이 서로 상반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정부와 서울시는 용산기지 터의 공원화를 위해 이제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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