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리아 반도의 라이벌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유로2004 첫 경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유럽축구의 약체 그리스는 유로 2004 정상을 노리는 개최국 포르투갈을 잡고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반면 메이저대회 첫 경기 징크스에 시달려왔던 스페인은 러시아를 꺾고 산뜻하게 출발했다.그리스는 13일(한국시각) 포르투갈 포르투의 드라가우스타디움에서 열린 A조 개막전에서 게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와 앙겔로스 바시나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개최국 포르투갈을 2―1로 꺾었다.
예선에서 스페인을 꺾고 본선에 직행, 다크호스로 꼽혔던 그리스는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월드컵 및 유로대회 본선에서 감격적인 첫 승을 신고했다. 이에 반해 홈 잇점과 89·91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우승주축으로 이루어진 '황금세대', 그리고 브라질을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등 3가지 무기를 강점으로 앞세운 포르투갈은 한일월드컵 미국전 패배에 이어 첫 경기 징크스에 발목이 잡혀 8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개최국이 개막전에서 패한 것은 조별리그가 도입된 1984년 대회이후 처음이다.
그리스는 전반적으로 수비에 치중하다가 빠른 역습을 통해 포르투갈의 수비를 위협하는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승부의 균형이 깨진 것은 전반 7분. 그리스의 카라구니스가 상대 수비수의 패스를 중간 차단, 드리블해 들어가며 아크 왼쪽 앞에서 낮게 깔아 찬 25m 짜리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당황한 스콜라리 감독은 후반 신예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데코를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오히려 추가골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그리스는 6분께 전광석화 같은 역습에 나섰던 수비수 유르카스 세이타리디스가 페널티지역에서 호나우두에게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앙겔로스 바시나스가 침착하게 차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4만6,000여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은 포르투갈은 총공세에 나섰지만 데코, 호나우두의 슛이 잇달아 골문을 벗어나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경기종료 직전 피구의 코너킥을 호나우두가 헤딩슛으로 연결, 영패를 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어 열린 같은 조 경기서는 '무적함대' 스페인이 교체 멤버 카를로스 발레론의 결승골로 러시아를 1―0으로 물리치고 서전을 장식했다. '첫 판 징크스'를 갖고 있는 스페인이 이 대회 첫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88년 이후 처음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내일의 하이라이트
덴마크―이탈리아(C조·15일 오전 1시 기마랑스·MBC)
92년 유럽최고의 수문장 슈마이헬을 내세워 유로대회를 우승한 덴마크(FIFA랭킹 14위)는 북구의 강호. 전체적으로 공수의 밸런스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덴마크는 예선에서 1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아주리군단' 이탈리아(FIFA랭킹 11위)는 빗장수비를 앞세워 1968년이후 첫 우승을 노린다.
조바니 트라파토니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는 이번에는 공격 삼각편대인 크리스티안 비에리, 델 피에로, 프란체스코 토티를 앞세운 막강 화력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이탈리아는 유로2000 결승에서 프랑스에 당한 패배를 되갚기 위해 절치부심 4년을 기다렸으며 전설적인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 없이 치르는 첫 번째 메이저대회다.
하지만 네스타와 카나바로가 건재한데다 최고의 골키퍼 부폰이 지키는 이탈리아의 골문은 여전히 난공불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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