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결의안과 임시정부로의 주권이양에 불만을 나타냈던 쿠르드족과 과격 시아파 지도자 알 사드르가 미국측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등 이라크 내에서 유엔안보리 결의안 지지가 확산되고 있다.쿠르드민주당(KDP) 쿠르드애국동맹(PUK) 등 105명의 의원들로 구성된 쿠르드 통합의회는 11일 특별회의를 열고 8일 통과된 안보리 결의 1546호를 승인키로 결정했다.
로우쉬 샤웨이즈 통합의회 의장 겸 이라크 임시정부 부통령은 이날 "전 세계가 이라크 임시헌법을 존중하고 있기 때문에 쿠르드 의회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쿠르드족은 미국·영국 주도의 유엔안보리 이라크 결의에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의 자치권을 기술한 임시헌법에 대한 언급이 없자 강력히 반발해 왔다. 쿠르드족은 3월 채택된 임시헌법에서 '내년 헌법제정 과정에서 3개주 이상 반대 시 거부권행사 가능'이란 조항을 명시하는 데 성공, 자치국가 실현이라는 꿈에 부풀었었다. 그러나 이번 결의안에 이 내용이 빠지자 미국이 또다시 자치권 보장이라는 현상유지 차원에서 쿠르드 독립문제를 회피하려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해왔다.
이날 회의에서는 임시헌법 준수라는 합의에도 불구, 쿠르드 문제에 대한 미국의 위선적 태도와 쿠르드족에 대한 아랍족, 특히 시아파의 강경입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여전해 적지않은 불씨를 남겼다. KDP 일각에서는 임시정부 내 쿠르드족 부통령을 비롯한 각료 철수와 최근 연합군 임시행정처(CPA)와의 협상을 통해 해체키로 했던 민병대 '페쉬메르가'의 재무장 방안까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3월부터 미군과 대치해 온 알 사드르도 이날 쿠파에서 열린 금요 정례 기도회에서 미국의 점진적 주권이양에 대해 처음으로 지지발언을 했다.
알 사드르는 또 내년 1월 실시될 총선에 참여하기 위해 정당을 결성할 계획이라고 측근인 카이스 알 카잘리가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카잘리는 "정당을 결성하더라도 사드르 조직과 마흐디 민병대는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 방송은 알 사드르가 "임시정부 구성은 과거의 견해차를 해소하고 통일된 이라크 건설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언급한 뒤 "이라크 당국자들이 설정한 시간표에 따라 (연합군의) 점령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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