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57·전 경희대 총장) 대한태권도협회 고문이 세계태권도연맹(WTF) 2대 총재로 선출됐다.WTF는 11일 인천공항 하얏트호텔에서 176개 회원국 협회장과 30명의 집행위원 중 131개국 149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맹 역사상 처음으로 총재선거를 실시했다.
조 후보는 총 149표(무효 2표) 중 106표를 얻어 41표에 그친 박차석(59) 전 범아메리카태권도협회 회장을 누르고 신임 총재에 당선됐다. 이날 선거는 당초 '유럽통' 박선재(66) WTF 총재 권한대행(이탈리아태권도협회장)과 조 후보의 2파전에 뒤늦게 박차석 후보가 합류했다. 하지만 박선재 후보가 선거직전 "세계 태권도 화합을 위해 결심했다"며 사퇴, 조 후보와 박차석 후보의 양자대결이 펼쳐졌다.
범아메리카 42개 회원국에 지지기반을 둔 박차석 후보가 박선재 후보의 텃밭 유럽(47개)을 잠식해 아시아(51개), 아프리카(36개) 회원국의 지지를 받은 조 후보와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싱겁게 조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조 신임총재는 "사재 50만 달러를 털어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이끌며 분위기를 잡았다.
조 신임 총재는 1983년 경희대에 세계 최초로 태권도학과(4년제)를 신설하고 89년 경희대총장기 전국 남녀태권도 대회를 개최하는 등 태권도 저변 확대에 매진해왔다.
조 신임 총재는 임기4년의 3대 총재를 뽑는 내년 4월 스페인 마드리드 총회 전까지 1월 사퇴한 김운용 전 총재의 잔여임기(10개월)를 채운다.
/인천공항=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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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운영·투명 재정·공정 심판 3가지 약속"
"투명한 재정, 공정한 심판 등을 통해 연맹을 국제스포츠기구에 걸맞게 개혁하고, 태권도를 명실상부한 올림픽 종목으로 뿌리내리게 하겠습니다." 영욕의 '태권도 대부' 김운용 전 총재의 사퇴로 빈 세계태권도연맹(WTF)의 수장 자리에 오른 조정원 신임 총재는 "임기는 짧지만 할 일이 많다"며 "많은 표로 지지해준 만큼 힘을 얻어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태권도계가 갑자기 변하면서 회원국마다 다양한 요구를 하기 때문에 민주적인 조직운영과 재정 투명성, 심판의 공정성은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각 대륙연맹의 발전과 여건이 취약한 회원국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다"며 "순차적으로 기금을 조성하는 한편 지역연맹 및 연맹 산하 각 위원회의 활성화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신임 총재는 "태권도가 전세계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WTF가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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