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죄인이다."11일 오후 2시 서울 미근동 경찰청 별관 미아찾기센터. 김모(55·여)씨는 잃어버린 지 10년만에 다시 찾은 아들 강모(15)군의 얼굴을 보자 왈칵 끌어안은 뒤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정신지체 장애자인 아들을 잃어버린 죄책감으로 살았던 고통의 세월도 깨끗이 잊혀지는 듯했다. 강군도 따스한 어머니 품에 꼭 안겨 꿈속에서도 되뇌었던 '엄마'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씨는 4월 개소한 경찰청 미아찾기센터 얘기를 주변에서 듣고 8일 경찰청을 찾아 아들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경찰전산망에 입력된 관련 자료를 검색, 10시간 만에 강군이 서울의 모 요양원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9일 경찰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은 김씨는 요양원으로 달려가 강군을 만났지만 도대체 아들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자 다시 경찰이 나섰다. 어머니의 DNA를 채취해 이미 보관 중이던 강군의 DNA와 대조, 친자임을 밝혀낸 것이다. 그리고 감격적인 모자 상봉이 이날 비로소 이뤄졌다.
모자의 생이별은 김씨가 정신질환으로 입원치료를 받던 1994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집에서 가스 폭발사고가 일어나 남편이 중상을 입자 혼자 남은 강군은 이웃의 손에 끌려 시립아동병원으로 보내졌다. 4년 뒤 남편이 사고 후유증으로 숨지고 김씨도 입·퇴원을 반복하는 바람에 강군의 소재가 불분명해진 것이다.
경찰은 현재 전국 보호시설의 무연고 아동 및 정신지체장애인 8,815명의 DNA를 확보하고 있으며 미아를 찾으려는 부모는 경찰청 미아찾기센터(182)에 신고하면 DNA 대조 검사를 할 수 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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