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10년만의 찜통더위가 예고되면서 수영복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올해 수영복 디자인의 특징은 어느해보다 노출에 대담하다는 것. 무더위와 몸짱열풍, 경기침체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한 까닭이다. 기본은 비키니. 패션에서의 복고무드는 수영복에도 영향을 미쳐 홀터넥과 꽃무늬, 옵티컬 프린트 등 50, 60년대의 감성을 담은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홀터넥이 좋다
비키니는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일반 브래지어와 흡사한 와이어 형태와 어깨 끈을 목뒤로 둘러 매는 홀터넥 스타일, 그리고 어깨는 물론 등 밴드도 끈으로 되어 노출이 가장 심한 삼각컵 스타일이다.
올해 가장 인기는 홀터넥(Halter neck) 스타일이다. 등을 통째로 드러내 노출이 심하면서도 가슴은 잘 가려주는 것이 장점. 햇볕에 그을려도 어깨에 브래지어 끈 자국이 남지않는 것도 선호되는 이유다. 목뒤에서 매는 끈은 아주 가느다란 것부터 3cm 쯤 폭이 넉넉한 것까지 다양한데 폭이 넓은 쪽이 더 복고적인 매력을 풍긴다.
비키니 브래지어는 가슴에 볼륨감이 있어야 멋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품이 두툼한 패드를 댄 것이 특징이다. 가슴 옆선에 와이어를 대 가슴을 모아주거나 가슴 밑선에 주름을 넣어 시각적인 볼륨효과를 준 것도 많이 등장했다.
원피스 수영복은 실내수영장용으로 구색을 맞췄을 뿐 인기가 시들하지만 블랙&화이트에 가슴을 V자로 깊게 판 복고적 디자인은 간간이 눈에 띈다.
●형광색에 꽃무늬, 스포티즘까지
지난해까지 인기를 얻었던 파스텔 색상은 올 여름 해변에서는 좀 칙칙하게 느껴질 것 같다. 60년대 옵티컬 아트의 영향을 받아 옐로우그린 핑크 오렌지 등의 형광색이 주류로 등장해서다. 여기에 꽃무늬가 바람몰이를 하고있고 일명 ‘푸치 프린트’로 불리는 옵티컬 무늬도 많이 등장했다. 닥스 수영복 MD 도철훈씨는 “꽃무늬가 전체 상품의 40%에 이를 정도로 반응이 좋다”면서 “특히 커다란 실제 꽃모양을 그대로 옮긴 디자인이 많이 나간다”고 귀띔했다.
아테네 올림픽 등에 힘입은 스포티시즘의 영향으로 브래지어를 마치 스포츠칼라의 탑(배꼽이 드러나는 짧은 민소매 티셔츠)처럼 디자인한 것들도 눈에 띈다. 가로 줄무늬와 노랑 파랑 등 경쾌한 원색을 활용한 상품들은 건강미와 세련된 분위기가 장점. 휠라 수영복 디자인실 김정아 실장은 “몸짱 열풍에 스포티즘에 대한 관심까지 더해져 활동적이면서 파워풀한 디자인도 시선을 모은다”고 말했다.
●포피스 전성시대 - 입맛 따라 고른다
비키니 전성시대라고 비키니만 달랑 사는 사람은 없다. 매출 극대화를 위한 수영복 제조업체들의 고육지책에서 비롯됐지만 요즘 수영복은 대부분은 포피스로 나온다. 최소가 쓰리피스다. 상ㆍ하의 두 장인 비키니 외에 탑과 랩스커트 혹은 짧은 반바지를 곁들여 모두 4장으로 구성된다고 해서 포피스(four piece)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놀이를 즐기다 잠깐 밖으로 나와 간단한 요기를 하러갈 때 수영복위에 간편한 리조트웨어처럼 걸쳐입는 구색용품을 곁들인 것이다. 물론 과도한 노출이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그대로 물속에 들어가도 상관없도록 수영복과 같은 소재로 만들어졌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비키니외에 탑과 랩스커트를 취향에 따라 골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있지만 세트로 판매되는 상품들도 있으니 구매결정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탑류는 짧은 쫄티나 가슴선만 살짝 가리는 볼레로 형태가 많이 나왔으며 하의용으로는 랩스커트보다 짧은 반바지나 미니스커트 형태가 인기를 얻고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물에 강한 메이크업
수영을 하든 선탠을 즐기든 해변에서 유난히 신경쓰이는 것이 메이크업. 화장을 하자니 물놀이를 할 때마다 화장이 얼룩질까 걱정스럽고 안하자니 강렬한 자외선이 걱정된다. CNP차앤박화장품이 제안하는 물에 강한 메이크업 노하우를 소개한다.
1. 피지조절 토너로 피부바탕을 강하게
모든 메이크업 제품을 물에 잘 지워지지않는 것으로 사용해야하는 상황. 제품 성분에 수분보다는 유분이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알코올 성분은 없으나 피지조절 기능이 있는 토너를 사용해 미리 피지조절을 해야 화장이 번들거리지않고 잘 먹는다.
2. 비타민C 앰플로 자외선 저항력 기르기
피부를 물에 오래 닿으면 쉽게 건조해지고 자외선에 민감하게 반응, 트러블은 물론 노화가 촉진된다. 요즘 많이 나오고있는 순수 비타민C 성분 앰플은 피부저항력을 키워서 잡티 생성이나 자외선에 피부가 칙칙해지는 것을 최소화한다.
3. 방수기능 자외선 차단제 바르기
기초화장후에는 피부에 보호막을 치는 심정으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자외선 차단제는 반드시 워터프루프(water-proof)나 워터레지스턴트(water-resistance) 기능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워터프루프는 물속에서 20분동안 2회 몸을 담근 뒤 SPF 유지비율이 50%를 넘는 방어력을 가진 제품을 뜻하는 표시. 자외선 차단지수는 SPF30(자외선A), PA++(자외선B) 이상이 좋다.
4. 파운데이션은 버리고 컨실러를 집어라
아무리 워터프루프 기능이 첨가된 파운데이션이라 해도 물에 얼룩지는 것은 피할 수 없으며 화장도 두껍게 느껴진다. 파운데이션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방수 컨실러(Concealer)를 사용해 잡티만 살짝 가리는 정도로 피부화장을 마친다. 대신 눈이나 입술에 포인트메이크업을 해서 개성을 살린다. 마스카라나 아이섀도, 립스틱 모두 방수기능을 꼭 확인할 것.
■비키니 Q&A
1. 비키니는 최초의 투피스 수영복이다?
배꼽이 드러나는 초소형 투피스 수영복은 사실 ‘비키니’보다 ‘아톰’이 먼저다. 1946년 프랑스의 한 디자이너가 만들었으며 그해 라이벌이었던 또다른 디자이너 루이 레아(Louis Reard)가 비키니를 출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비키니라는 이름은 남자 손수건 절반만한 크기의 천으로 가슴과 국부를 가린 수영복이 너무 충격적이라는 뜻에서 당시 원자폭탄 실험지로 알려져 화제에 오른 비키니섬의 이름을 붙인 것. 절묘한 네이밍이 아톰을 제치고 비키니를 투피스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2. 비키니를 만든 디자이너는 재벌이 됐다?
1946년 7월5일 파리 모리토르수영장에서 열린 수영복대회에서 루이 레아는 비키니의 상품성을 직감하고 바로 상표등록을 했지만 돈은 거의 벌지 못했다. 극소수 육체파 여배우를 제외하면 입으려는 여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 레아는 비키니를 입을 모델을 구하지 못해 카바레 스트립댄서를 기용해야했다.
3. 비키니는 가장 노출이 심한 수영복이다?
디자인에 따라 노출의 강도가 달라지지만 비키니가 역사상 출시된 가장 노출이 심한 디자인은 아니다. 1964년 미국디자이너 루디 건릭은 브래지어가 없는 토플리스 수영복을 내놓아 주목받았다. 60년대는 노출패션의 혁명기로 토플리스 외에 남성용의 극히 짧은 팬츠인 모노키니도 나와 육체의 노출에 대해 개방적인 당대 분위기를 표현했다.
아슬아슬하기로는 1970년대 등장한 스트링(String)도 토플리스 못지않은 화제를 모았다. 스트링은 조그만 천을 끈으로 연결한 초비키니로 팬티의 경우 사타구니만 겨우 작은 조각천으로 가린채 엉덩이 양쪽에서 끈으로 묶어 고정시키는 형태였다.
/이성희기자
■상황따라 장소따라 수영복 고르기
수영할 때 입는 옷이 수영복이라고? 천만의 말씀. 수영은 물론 선탠을 위해, 또 몸매과시용으로, 유혹하고 유혹받는 즐거움을 위해 수영복은 다양한 쓰임새를 자랑한다. 상황은 물론 장소에 따라 수영복을 고르는 기준은 다르고 또 달라야 한다.
●캐리비안베이에 놀러가다
물놀이 테마파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워터슬라이딩 시설 밑에 진을 치고있는 눈요기족.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다 물에 풍덩 빠지는 순간, 브래지어가 뒤집히는 광경을 노리는 이들을 피하기 위해서는 수영복을 세심하게 골라야 한다.
안심할 수 있기로는 원피스 만한 것이 없지만 요즘은 비키니가 대세. 이럴 땐 셔츠형 홀터넥 비키니가 좋다. 스포티한데다 다소 긴 듯한 브라탑이 가슴 밑까지 완전히 가려준다. 가장 위험한 것은 패드를 덧 댄 와이어브라 스타일. 와이어가 있는 브라는 거센 물살에 쉽게 말려올라간다.
●한강고수부지에서 선탠을
브래지어 끈이 가늘고 탈부착이 가능한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선탠의 경계를 최대한 없앨 수 있기 때문. 외국에서는 브래지어 끈을 풀어놓고 선탠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국내에서 그런 시도를 하기엔 주위의 눈총이 너무 따갑다. 흰색은 오일이 묻으면 쉽게 변색되므로 피한다.
●여름바다에서 낭만을 꿈꾸다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이국적인 해변에서는 단색의 수영복보다 꽃무늬나 그래픽적 무늬가 있는 알록달록한 스타일이 잘 어울린다. 가능하면 비키니가 좋고 원피스를 고집한다면 실내수영장에서 갓 나온 것처럼 보이지않도록 가슴이나 등이 많이 파인 형광색이나 다채로운 무늬를 넣은 것을 선택한다. 주의할 점은 요즘 유행하는 포피스(비키니 브라+ 팬티+ 탑+ 팬츠 혹은 랩스커트) 스타일은 국내서만 유행하는 것이므로 해외 휴양지에서는 피할 것.
●계곡물에 몸을 담그다
여름 계곡은 맑고 풍성한 수량으로 인기 피서지이지만 일교차가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한다. 포피스 스타일로 기온에 맞춰 입고 벗는 것이 요령이다. 남성은 계곡을 찾아가는 연령층을 생각해서 몸매가 드러나는 삼각보다는 편안한 트렁크 스타일이 알맞다.
●호텔에서 '물'보기
호텔 수영장은 이른바 ‘물’ 좋다는 사람들이 몰려드는 장소이므로 ‘울트라세련 대담무쌍’이 기준이다. 끈으로 연결된 아슬아슬한 삼각컵 비키니도 여기선 대환영. 남성이라면 잘 단련된 가슴과 배 근육이 돋보이도록 삼각 수영복을 입는 것이 어쩌면 ‘예의’다.
●스파, 온천으로 웰빙을
야외 스파나 자쿠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있다. 몸에 밀착되는 원피스가 깔끔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비키니는 자쿠지의 거센 수압에 위로 아래로 말려들어 난처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고 프릴 등 장식이 많은 것은 물속에서 요동을 치므로 성가시다.
/도움말과 제품협찬 휠라코리아
/이성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