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이 뚫리면 분당 전체가 교통지옥이 됩니다."(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주민) "도로건설에 우리 세금도 들어갔는데, 길을 중간에서 막는게 말이 됩니까?"(용인 죽전지구 주민) 분당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3년여간 지연돼왔던 경기 용인시 죽전지구∼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도시계획도로(왕복 6차선, 길이 280m)의 연결공사가 10일 새벽 재개되자 성남시와 구미동 주민들이 공사저지에 나서는 등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토공 공사강행, 충돌 우려
죽전지구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측은 이날 오전 5시30분께 공사를 시작, 오전 9시께 일단 중단했지만 죽전지구내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는 이달말까지는 도로연결을 마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충돌도 우려된다.
이날 공사가 진행된 구간은 구미동과 죽전지구 사이의 7m구간. 연결도로의 95%이상이 포장까지 마쳤지만 성남시 소유인 7m구간은 방치돼 있었다. 성남시는 지난해 이곳에 3,200만원을 들여 화단을 조성, 도로접속을 막고 있다.
성남시와 토공의 입장은 말 그대로 평행선이다. 성남시는 이 공사가 협의없이 시유지를 점유한 공사이므로 '불법'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토공측은 분당 택지개발 당시 도로연결이 예정돼 있었고, 99년 건교부가 죽전지구의 택지개발을 승인할 당시에도 반영된 계획이므로 적법하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시위↔'늦출 수 없다'
공사가 재개되자 구미동 15개 아파트단지 3만8,000여명은 '불법도로건설 저지투쟁위원회' 를 중심으로 이날부터 24시간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12일에는 분당 126개 아파트단지 입주자 대표자들과 함께 분당 중앙공원 등에서 대규모 반대시위도 펼칠 예정이고 접속부분에 성토(盛土)작업을 해 공사를 저지시킨다는 계획이다.
저지위 김동철(56·구미동)대표는 "분당신도시 조성 당시 1조5,000억원의 개발분담금이 투입됐고 이는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돼 있다"며 "우회도로를 만들기 전까지는 도로접속을 절대 허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남시도 이날 시유지 훼손에 대해 토공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토공 죽전사업소 이승우 개발부장은 "분당과 죽전지구 모두 토공이 건설이익으로 도로를 건설한 뒤 성남시와 용인시에 기부채납한 택지개발지구"라며 "이달말 4,000여 세대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1만900여세대(3만4,000명)가 죽전지구에 신규입주하는 만큼 더 이상 연결공사를 늦출 수 없다"고 반박했다.
11일 관련기관 대책회의 주목
죽전∼구미동 도로는 향후 용인 동백지구에서 죽전지구로 이어지는 동백∼죽전 도로(길이 10㎞, 왕복4차선)와 2006년말 연결될 예정이다. 때문에 구미동과의 접속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성남대로와 23번 국도 등 용인 서북부 도로, 분당 남부 도로들의 정체는 한층 더 심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성남시는 수도권 남부 광역도로망 계획이 완료되는 2007년께 이 도로의 접속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접속될 경우 분당 전체의 교통대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신 두 지역을 잇는 또 다른 편도 2차로 연결도로(425m)와 내대지교∼구미동 사이의 탄천변도로(1.05㎞)의 조속한 접속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11일 성남시와 용인시, 토공 등 관련기관이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갖고 사태수습에 나설 예정이어서 그 결과 주목된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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