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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리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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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리바이스

입력
200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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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스(Levi's) 청바지는 미국제품의 상징이자 세계 젊은이의 옷이다. 서부에 골드러시가 일던 1850년 독일계 이민자인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형제가 짐 마차 덮개용 천으로 광원들의 작업복을 만들었다가 인기를 끌자 데님이라는 두꺼운 순면소재에 인디고 블루라는 쪽빛 염색을 한 청바지를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 금속 리벳이 붙은 주머니, 허리 뒤쪽의 가죽 패치 등으로 실용성과 세련미를 더한 리바이스 청바지는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군 병사들을 통해 세계에 퍼졌고 1950년대 이후 젊은이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상징이자 청바지의 대명사인 리바이스가 정작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생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회사는 올 1월 샌 안토니오에 있던 미국의 마지막 봉제공장 두 곳을 폐쇄했다. 설립된 지 26년 된 이들 공장은 연간 400만벌의 청바지를 생산해 왔으나 비싼 인건비를 못 견뎌 문을 닫고 말았다. 캐나다에 남아 있던 공장도 폐쇄키로 해 곧 북미에서는 리바이스 청바지의 생산이 중단된다. 대신 아시아와 유럽지역의 공장에서 세계의 물량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 우리나라도 세계 유수의 리바이스 청바지 생산지의 하나다.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는 리바이스코리아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선 일본에 이어 매출액 2위의 청바지 전문업체다. 몇 년 전만 해도 30% 정도는 필리핀 등 외국에서 생산된 것을 수입해 판매해 왔으나 지금은 전량 국내생산으로 공급하고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 'Made in Korea'의 브랜드를 달고 수출되고 있다. 독자적인 디자인팀까지 두고 있어 일본 제품과 함께 세계 최고 품질의 청바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삼성전자가 전자레인지 생산라인과 판매· 마케팅조직을 해외로 이전한다. 이미 수원사업장에 있던 생산라인을 태국과 말레이시아로 옮기고 본사의 판매·마케팅 기능도 말레이시아로 옮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쑤저우에 있는 연산 150만대 규모의 전자레인지 공장의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현지 업체의 추격으로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품목이지만 국내 가전제품의 생산과 판매·마케팅 기능이 모두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리바이스 청바지가 미제(美製)가 아니듯 한국을 대표하는 제품도 'Made in Korea' 가 아닌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살아 남기 위해 세계를 떠도는 제조업의 속성을 실감케 한다.

/방민준 논설위원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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