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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식품업체의 구차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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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식품업체의 구차한 변명

입력
200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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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들은 공개 처형 해야 해."1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쓰레기 만두' 관련 업체의 실명을 공개하자 한 네티즌이 보인 반응이다. 만두 제조업체의 비위생적인 행태를 확인하면서 소비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식약청 앞에서 시민단체들이 항의 표시로 만두를 짓밟자, 한 시민은 "앞으로 영원히 만두를 먹지 않겠다"며 동조의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날 나온 관련 업체들의 변명은 반성이나 자숙과는 거리가 멀었다. 처음부터 자사와 납품 회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해명만을 거듭하던 한 대기업은 이 날 사죄의 성명서를 냈다. 그러나 납품업체와의 거래 중단, 제품회수 등 당연한 조치외에 별도의 대책은 없었다. 중견업체 S사는 "1999년 11월 불량 무말랭이 거래를 중단했다" 면서 "최근까지 불량 단무지를 사용한 업체들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억울하다" 며 식약청 발표에 반발했다. 만두 전문점으로 유명한 C음식점은 일간지에 "우리가 만든 만두에서 단무지나 무 성분이 나오면 즉시 회사 문을 닫겠다"는 엄포성 광고를 내기까지 했다. 불량기업으로 낙인 찍히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업체의 절박한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구차한 변명이 아니다.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규를 정비해 양심불량한 식품업체가 아예 발 붙일 틈을 찾을 수 없는 풍토의 조성이다. 서민들의 대표적인 간식이 불량품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느끼는 소비자의 심정을 업체 대표들은 한 번이라도 헤아려 보기나 했을까. 영업정지를 3번 당하면 관련 업계에서 방출되는 '삼진아웃제' 의 도입은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최소한의 대책이 될 것이다.

/신기해 산업부 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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