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26)은 기네스 팰트로를 닮은 청순미와 지성미를 동시에 갖춘 배우다. 모델 출신으로 ‘동감’에서 감성적인 연기를 보여준 김하늘은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차근차근 여는 듯하다 어느 순간 큰 도약을 했다. 그녀를 오늘의 김하늘로 만든 역은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엽기 대학생 수완이다. 이 영화에서 김하늘은 섬세한 얼굴 선의 가녀린 외모에다, 큰 눈망울 뒤에 숨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코미디언 자질까지 보여주었다.‘령’(감독 김태경)은 김하늘이 도전한 첫번째 공포 영화다. 혼자 있을 때 물에 빠져 죽은 귀신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기억상실증 환자 민지원 역을 맡았다. 김하늘 자신으로서도 ‘령’은 정말 공포스럽다. 물이 온몸에서 뚝뚝 떨어지는 귀신들로 가득한 영화에서 그녀는 수도 없이 물 속으로 빠지면서 죽음의 공포를 맛보았다.
더구나 ‘동갑내기…’ 등과 달리 ‘령’은 김하늘이 거의 모든 것을 끌고 가는 영화라 부담도 크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나 ‘동갑내기…’에서의 시원한 웃음은 보여줄 틈도 없다. 대신 표독스럽거나 당혹스러운 표정, 겁에 잔뜩 질린 표정으로 이제껏 귀엽고 밝은 배우로만 김하늘을 알던 관객을 놀라게 한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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