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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32>그레고리 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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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32>그레고리 펙

입력
200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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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11일 영화배우 그레고리 펙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87세로 작고했다. 마흔여덟 해를 함께 산 두 번째 아내 베로니크가 그의 마지막 숨결을 지켜보았고, 로스앤젤레스의 한 성당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가수 해리 벨라폰테, 배우 해리슨 포드를 비롯해 수많은 지인들이 참석했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그레고리 펙이 작품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고귀한 태도로 일관한 윤리적 삶으로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고인을 기렸다.그레고리 펙은 캘리포니아주 라졸라 출신이다. 버클리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다 집어치우고 브로드웨이 무대를 거쳐 1944년 '영광의 나날'로 영화계에 데뷔한 뒤, '로마의 휴일'(1953), '빅 컨트리'(1958), '앨라배마에서 생긴 일'(1962) 등의 작품으로 얼굴과 이름을 전세계에 알렸다. 여성 작가 하퍼 리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앨라배마에서 생긴 일'(원제는 '앵무새 죽이기')에서 펙은 백인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흑인 남성을 대리하는 남부 변호사 애티커스 핀치 역을 맡아 그 해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받았다. 또 오드리 헵번과 짝을 이룬 '로마의 휴일'에서는 짧은 순애(純愛)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커다란 특종을 포기하는 신문기자 역을 맡은 바 있다.

그레고리라는 영어 이름은 '조심성 있는', '주의 깊은', '깨어있는' 등의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 이름 그레고리오스에서 왔다. 그레고리오스와 그 라틴어형 그레고리우스, 그리고 여기서 유래한 비슷한 형태의 이름들은 초기 기독교 시절부터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다시 말해 흔한 이름 가운데 하나였다. 그것은 베드로 전서 5장 8∼9절의 가르침 때문이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악마를 대적하십시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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