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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11돌 日황태자부부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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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11돌 日황태자부부에 무슨 일이?"

입력
2004.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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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德人·44) 일본 황태자와 마사코(雅子·40) 황태자비가 황실 불화설, 황태자 부부와 황실 담당 부처인 궁내청의 갈등설이 분분한 가운데 9일 결혼 11주년을 맞았다.나루히토는 전날 "천황·황후 폐하께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마사코가 원기를 되찾아 공무에 복귀하기를 마음으로부터 희망하고 있다"는 내용의 설명문서를 발표했다. 마사코가 지난해 말 이후 건강상 이유로 공적 행사에 나오지 않고 자신이 5월 12∼23일의 유럽 3개국 순방을 혼자 다녀온 것을 놓고 갖가지 소문과 억측이 나도는 데 대한 해명이었다.

마사코는 지난해 12월 4일 대상포진으로 입원했다가 그 뒤로 계속 "스트레스에 의한 심신 부조"를 이유로 지방 별장 등에서 요양을 하고 있다. 마사코가 1월 문서로 "결혼 이후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큰 부담감 때문에 심신의 피로가 축적됐다"고 밝히고, 나루히토가 5월 초 기자회견에서 "마사코의 캐리어와 인격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황실 안팎이 시끄러워졌다.

부부의 발언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성 북미국에서 근무했던 '캐리어 우먼' 마사코에 대해 "빨리 대를 이을 아들을 낳으라"는 인격모독적 압력이 존재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마사코는 한 차례 유산하고 딸(3) 하나만 두고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황실규정을 개정해 여성 천황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올 정도로 황태자 부부의 아들 출산 여부는 국민적 관심사이다.

일부 언론이 천황 부부와 궁내청이 마사코에게 해외여행과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아들 낳기에 전념하라는 압력을 가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면서 황후와 황태자비 간 고부갈등설까지 떠돌았다.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모스크바, 뉴욕 등에서 자라고 영국 유학 경험도 있는 마사코는 외유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루히토는 8일 설명문서에서 "후세 문제에 과도한 주목이 쏠려 있다"면서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 전통과 예절, 언론에 대한 대응 등 황실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고 마사코를 감쌌다. 그러나 언론이 관심을 가졌던 마사코의 캐리어와 인격을 부정하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과 대상을 특정해 공표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을 피했다. 개인적 생각과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황실 전통에서 황태자비 문제에 대한 황태자의 잇단 기자회견과 설명문서 발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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