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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민노 지도부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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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민노 지도부 회동

입력
2004.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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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9일 저녁 청와대로 민주노동당 의원과 지도부 11명을 초청, 2시간 40분 동안 만찬을 함께 하면서 개혁 추진,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 이라크 파병, 부유세 도입, 경제 위기론 등 온갖 정국 현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개혁을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개혁하는 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민노당의 협력을 요청했다. 민노당 김혜경 대표는 "진보정당인 민노당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차별 해소와 위화감 문제 해결을 위해 진정한 개혁이 필요하다면 걸림돌이 있더라도 주저 없이 앞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개혁 강화를 주문했다.

초반에는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졌다. 김 대표가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 약속이 조금 후퇴하고 있어서 국민 입장에서는 개혁을 하겠다면서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느낀다"고 분양 원가 공개를 공약했던 열린우리당의 입장 변화 조짐을 겨냥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왜 아픈 것을 얘기하느냐"며 운을 뗀 뒤 "분양 원가 공개가 개혁은 아니다. 아파트 분양에 시장 메커니즘이 존재해야 한다"며 원가 공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권영길 의원이 이라크 파병 중단을 요청하자 노 대통령은 "남북한이 긴장을 완화하면 한미관계 등도 자연히 변화할 것이지만 현재 미국과 등지고 사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면서 파병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단병호 의원이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데 노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노동 유연화를 강조할 때는 정말 섭섭했다"고 말하자 노 대통령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 운동 리더들은 정치인들을 매도할 도덕적 권위가 없다"고 말했다고 민노당 김종철 대변인이 전했다.

노회찬 의원이 부유세 도입을 촉구하자 노 대통령은 "세제 문제는 전반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면서도 "부유세를 도입하려다 저항에 부딪치면 진짜 해야 할 개혁도 못할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민노당 천영세 의원단 대표가 복분자주가 든 술잔을 들고 건배사를 하면서 "내가 '세상을'이라고 선창하면 다 함께 '바꾸자'라고 하는 게 어떠냐"고 제의하자 노 대통령은 흔쾌히 동의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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