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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商議회장 '총체적 위기'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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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商議회장 '총체적 위기' 부정

입력
200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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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위기에 처한 난파선이 아니라 구멍이 많은 배일 뿐이다."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사진) 회장은 8일 제35차 국제상업회의소(ICC) 총회가 열리고 있는 아프리카 북서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 경제가 지금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총체적 위기는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 경제에 대해 재계는 위기라고도 진단하고, 청와대에선 재계가 경제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정반대의 시각을 갖고 있는데.

"우리경제가 언제 위기 아니었던 적이 있었나. '춥다, 춥다' 하면 더 춥기 마련이다. '경제 나쁘다'. '위기다' 그러면 패배의식에 젖어 해결책이 안 나올 수도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노사문제, 기업 경쟁력 약화, 제조업 공동화 등으로 배에 구멍들이 생겨 물이 들어오고 상황이다. 이를 빨리 막아야 한다."

-구멍이 많이 난 배라면 제일 큰 구멍은 무엇인가.

"제조업 경쟁력 상실이다. 그러나 이건 인건비만 따지면 안되고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 물류비도 제일 비싸고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의 질도 문제다. 공동화도 노사문제만 갖고 얘기하는데 다각적으로 봐야 한다. 사실 제조업에서 3차 산업으로 가는 것은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것이고 막을 수도 없다. 경쟁력을 상실한 일부 제조업은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럼 새로운 산업이 그것을 받아야 하는데 그걸 꽁꽁 묶어 놓으면 어떻게 하나. 특히 3차 산업 중 의료산업과 교육산업의 진입장벽이 높은 데 이 부문을 하루빨리 개방해야 한다. 개방할수록 우리의 경쟁력 생기고 국민 전체에 득이 될 것이다. 정부가 기업 등 모든 경제주체를 관리하려 해선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간담회 후 재계가 투자 확대하고 일자리 늘리겠다고 나오고 있는데.

"청와대 회동이 기업인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 대선자금 수사 이후 같은 자리에 앉은 것만으로도 상당히 큰 진전이다. 대통령과 총수가 만나 '경제회복을 위해 잘해 봅시다' 다짐한 것 자체가 긍정적인 것 아닌가."

/마라케시=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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