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야심적인 중장기 문화정책과 기초예술 진흥책을 발표했다. 문화정책에는 27대 추진과제가 담겨 있고, 기초예술 진흥을 위해서는 2008년까지 1조7,4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문광부는 '새 문화정책은 일찍 시드는 꽃이 아니라, 창의적 자양을 제공하는 토양이 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예시된 사업들이 실천 가능한 문화정책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광범위한 정책 중, 문학 미술 음악 연극 등의 기초예술분야 진흥방향에 먼저 눈길이 간다. 문광부에 따르면, 예술가의 70% 정도는 창작관련 월수입이 100만원 미만이라고 한다. 이는 예술가의 빈곤 뿐 아니라, 예술의 가치를 폄하하는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2006년부터 문인들이 10여종의 우수 문예지에 발표하는 작품에는 별도의 원고료가 지급된다. 우수 문학도서를 선정, 공공 도서관과 문화소외계층 시설 등에 보낼 예정이어서 국민의 문학에 대한 갈증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대학로의 공연문화를 지원하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경기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을 서울 도심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위치가 외지고 교통도 불편한 이 국가대표 미술관을 경복궁 옆으로 이전하는 것은 외국 관광객에게도 우리의 국가 위신을 높여줄 것이다. 그러나 '0.7% 미술'로 불리는 건축물 미술장식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단견이다. 리베이트 등의 부작용이 있으면 감독을 철저히 해서 해결할 문제이지, 결국 지금 정도나마의 도시 건축미술 환경을 후퇴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근래 '한류' 열풍과 함께 영상산업이 우리 문화의 큰 에너지가 되어 왔다. 기쁜 일이지만, 기초예술 분야는 그늘에 가려 있었다. 기초예술이 빈곤해지면, 대중예술도 생명력을 잃는다. 국민과 정부가 함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을 계속해서 높여가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