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다음·엔씨소프트가 '닷컴 트로이카' 시대를 열면서 누가 1위 자리를 굳히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차별화한 사업 모델로 영역확대에 나서며 업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어 그 성적표에 따라 국내 인터넷 산업의 지형도 달라질 전망이다. 3사의 독주체제는 외형과 실적에서 확연하다.
6일 관련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포털 '다음'과 NHN의 '네이버'는 5월 마지막 주에 각각 1,892만명, 1,702만명의 방문자를 끌어들였다. 3위 네이트닷컴(1,286만명)과의 차이는 약 500만명. 같은 기간 전체 포털 이용자(2,322만)의 75%가 다음이나 네이버를 최소한 한번 이상 이용했다.
양사는 직원 수가 각각 590명, 700명에 이르러 이미 오래 전에 '벤처기업'의 모습을 벗었다. 실적면에서는 NHN이 1·4분기에 매출 507억원에 영업이익률 35%로 포털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다음이 매출 441억원에 영업이익률 25%로 뒤쫓고 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가 가세하면 이들 3강의 비중은 더욱 커진다. 1,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전세계에 8,000만개의 사용자 계정(ID)을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분기에는 게임·인터넷 업계를 통틀어 최고 수준인 609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률 52%를 기록하며 2위 업체(넥슨)와의 격차를 더블 스코어로 벌렸다.
비록 실적은 유사한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3사의 사업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엔씨소프트는 온라인 게임 한 분야만 고집하는 '장인기업'으로 핵심역량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리처드 게리엇 등 몸값만 수십억원에 이르는 거물급 게임 개발자를 영입하면서 해외 온라인게임업체와 경쟁하는 상황이다.
다음은 3,500만명에 이르는 회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메일과 인터넷 카페(커뮤니티) 서비스를 축으로 온라인쇼핑, 엔터테인먼트, 언론(미디어) 사업에 이어 최근에는 자동차 보험업체에도 진출했다.
무료 서비스 → 대규모 가입자 유치 → 연관 사업을 통한 이윤 이란 전통적인 모델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평이다.
NHN은 온라인게임(한게임)과 검색포털(네이버) 사업의 만남으로 탄생한 회사답게 서비스간 연관으로 시너지를 내는 네트워크형 사업에 능하다.
인터넷 무료 검색과 광고를 끼워넣어 검색 서비스도 돈이 된다는 사실을 실증한 검색광고 서비스, 게시판에 검색 기능을 첨가해 인터넷 백과사전으로 만든 '지식인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관심은 앞으로 누가 '왕중왕'이 되느냐다. 업계 관계자는 "3사의 경쟁 결과에 따라 사업 모델간의 승패도 갈린다"며 "후발 업체들의 경영 스타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승자의 방식이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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