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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의 아홉번째 이야기 "멈추지 말아요 당신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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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의 아홉번째 이야기 "멈추지 말아요 당신의 사랑을"

입력
2004.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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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 하나 바꾸는 것도 한밤 중에 전화해서 묻는 현우에게 잔고장이 없는 ○○○를 추천합니다' 형광등을 두 손에 들고 눈을 껌뻑 껌뻑하며 어찌할 바 모르는, 요즘 한 자동차 CF에서 볼 수 있는 이현우(37)의 모습이야말로 그의 매력의 실체다. 이 광고를 보는 여성들의 반응이란 "어머, 내가 갈아줄 수 있는데…." "내가 그렇게 허술해 보이나?"라고 이현우는 발끈하지만 말이다. '이현우=어눌함'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그는 꽤나 날이 선 사람이다. 음악의 미래에 대해 환경, 교육문제 등에 대해 때로는 과격한 표현까지 동원해, 느리지만 또박또박 의견을 말한다. "음악 만들어 놓으면 기껏 휴대폰 컬러링으로나 쓰이고 문제입니다. 환경파괴… 왜 그 심각함을 모르죠? 교육문제는 자식 통해 대리만족 하려는 엄마들이 자초한 일이에요…" 이렇게 '문제'가 유난히 많은 이현우. 아홉번째 음반 'Sinful Seduction'(사진)을 내놓고 전해주는 그의 짧은 이야기들.

●타이틀곡 "멈추지 말아요" "美고교시절 애창곡이죠"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은 '멈추지 말아요'입니다. 1983년 무당이라는 록밴드가 부른 노래를 리메이크 했죠. 리메이크에 대한 편견에도 불구하고, 또 '욕심' '비가 와요' 같은 귀에 확 꽂히는 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꼽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게 미국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였는데 정말 충격이었거든요. 제 기억으로 '무당'이라는 팀은 최초의 교포가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이렇게 세련된 가요가 있구나' 놀랐고, 많이 좋아했던 노래입니다. 특히 가사가 좋아요. '멈추지 말아요 당신 뜻대로 사랑을 하세요 진실한 마음에…'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하고 있는 일, 힘들어도 멈추지 말고 잘 해보자 다짐하게 하는 그런 노래입니다.

●드라마·DJ·사업가…"싱글은 화려할 수 밖에 없죠"

MBC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 출연. 또 김선아와 함께 영화 'S 다이어리'도 촬영 중입니다. 8년째 MBC '수요예술 무대' 진행하고, 1년 넘게 SBS 라디오 '이현우의 뮤직라이브' DJ도 하고 있죠. 제가 만드는 의류 브랜드 '팻독'은 지난해 이맘 때 첫번째 지방지점을 냈는데 지금 전국 16개 매장으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지방 대도시에서는 상당히 인기랍니다.

정말 많은 일을 벌였는데 '싱글의 딜레마'로 설명할 수 있죠. 무언가 열심히, 의욕적으로 하고 있어야 그나마 '화려한 싱글'이라고 해 주잖아요. 피곤해서 집에서 한가롭게 쉬고 있다가도 '이러면 내가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을까?'하는 생각 들거든요. 툭 까놓고 말하면 여자가 없어 그렇죠. 남아도는 에너지, 어디에라도 소진시켜야 하지 않겠어요?

●승훈이도 있고 종신이도 있고…"결혼 관심 좀 꺼 주세요"

신승훈도 윤종신도 있고 또래가 많거든요. 그런데 왜 유독 저의 결혼에 관심들이 많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말 짝짓기 리얼리티쇼 '선택! 리얼데이트'(SBS)도 제작진과 절친한 사이라 어찌어찌 출연했는데, 그거 찍을 때 죽을 만큼 힘들었어요. 누군가 떨어뜨려야 한다는 것도 그렇고,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출연자들이라 함부로 하면 안 되고. 혹 혼사길 막히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그것 때문에도 더 결혼, 결혼 하는 것 같아요. 자꾸 이러면 나중에 만날 나의 짝은 얼마나 부담되겠어요?

언젠가 만날 사람을 위해 더 몸 관리 하고 가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하자마자 제가 폭삭 늙어, 바로 아저씨가 되어 버리면 얼마나 실망하겠어요. 옷도 더 멋있게 입고…. 사실 그래야 하는 것이, 노총각 노처녀들은 사람들이 색안경 끼고 보기 쉽거든요.

●나중에 아이 낳으면…"초록색을 사랑하게 키울래요"

영화작업을 해 보니 알겠더군요. 음악계가 불황이지만, 누구도 나서서 개혁하려 들지 않죠. 영화계는 그렇지 않잖아요? 각각의 생리가 다른 것 같더라구요. 영화는 워낙 협동이 중요한 작업인데, 음악은 혼자 작업하고 녹음하는 개인의 창작력에 의존하는 작업이라 모래알처럼, 목소리를 모으기가 쉽지 않아요. 머리 아픈 일 많을 때는 라운지계열 음악을 들어요. 편하고 듣고 있으면 마음속 분노가 가라 앉아요.

여동생이 둘 있는데, 벌써 결혼해 조카들도 있죠. 저는 아이 낳으면 격리시켜 키우는 한이 있더라도 요즘 부모들이 하는 것처럼 안 키울 겁니다. 마음대로 뛰어 놀고, 초록색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울 겁니다. 결국엔 그런 내 아이가 더 경쟁력 있다는 걸 보여주려구요. 아직 먼 이야기지만….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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