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최근 독일 주둔 미 육군 두 개 사단을 철수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GPR) 계획안을 제시, 이에 관한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이 계획에는 유럽 지역 외에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미군 재편 계획도 포함됐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국방부 계획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 쿠웨이트에 이동배치된 독일 주둔 미군 제1기갑사단 및 제1보병사단은 독일이 아닌 미국으로 철수하며 대신 스트라이커 장갑차량으로 무장한 경보병 여단이 독일에 배치된다. 사단은 보통 3개 여단, 2만명 규모이지만 이들 두 개 사단은 독일 내에 2개 여단만 주둔하고 나머지 1개 여단은 미국 내에 두고 있다.
독일은 그 동안 미군의 대 유럽 군사전략의 핵심기지로서 하이델베르크에 유럽주둔 미군 총사령부가 위치해 있으며 7만 명의 미군이 주둔해 왔다.
독일 쉬팡다렘 공군기지의 F―16 전투기 1개 비행단은 중동지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터키―시리아 국경지역인 터키 인시를리크 기지로 이동, 배치한다. 이를 위해서는 터키 당국의 추가 영공 사용 허가가 필요하다.
이탈리아의 경우 현재 미군 규모를 유지하고 나폴리에 영국 런던에 있던 미 해군 유럽 본부 이전을 추진한다. 영국의 F―15 전투기 중 일부와 아이슬란드 F―15 전투기 전체를 철수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 같은 국방부의 계획은 지난 달 20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국방부 관계자 등 미 고위관료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국방부의 미군 재배치 계획이 미국과 우방과의 관계를 해치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이른 시일 내에 이 계획을 확정,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달 중순께 발표해야 한다는 국방부 측의 주장에 대해 국무부 관리들은 우방국들과 협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글러스 페이스 미 국방차관은 최근 독일 정부측에 이 같은 내용을 소개하고 "이 계획은 아직 부시 대통령의 정식 승인을 받지 않았으며 따라서 미국은 (독일의) 우려를 경청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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