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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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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산처럼2 /이오덕 지음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난 아동문학가, 우리말 연구가 이오덕 선생이 죽음을 앞두고 자연과 사람, 그리고 생명에 대해 쓴 글을 모은 유고 에세이집이다. 그가 말년을 보낸 충북 충주시 무너미 마을의 자연을 꼭 닮은 사람들 이야기가 가슴을 저며온다. 돈을 갖고 도망친 아내 때문에 빚더미에 몰린 성실하고 착한 농사꾼, 쇠붙이 조립식 집에 살다 정신병에 걸린 할머니 등 농촌 현실이 생생하다. 우리말을 아껴 쓰는 그의 글 자체가 워낙 맛깔스럽고 우리말을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령 봄나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는 한자말 '채취(採取)한다'에 해당하는 우리말을 문맥에 따라 '캔다' '걷는다' '훑다' '꺾는다'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산처럼 8,000원.

■성서의 땅으로 가다 /권삼윤 지음

20년에 걸친 세계 각 지역의 여행 경험을 활발하게 책으로 내고 있는 권삼윤씨가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페르시아 일대를 소재로 쓴 일종의 중동 문명 해설서이다. 구약성서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는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등 이른바 모세 5경을 중심으로 한 답사 지역은 지금의 이라크, 이란, 요르단, 시리아, 이스라엘, 이집트 등이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서아시아 지역의 유적지와 문화유산을 답사하면서 아랍 고유의 생활과 문화, 성서 속에 나타난 이스라엘 민족과 아랍 민족의 갈등 등을 문명비평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유적 해설과 함께 성서의 창세, 에덴동산, 말씀과 빛의 의미 등을 곰곰이 되씹었다. 저자는 '슬픈 바그다드' '자존심의 문명 이슬람의 힘' 등 이슬람을 다룬 책을 여러 권 냈다. 북폴리오 1만5,000원.

■여기 들어오는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안토니 비버 지음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300만 대군이 소련의 스탈린그라드를 공격하며 벌였던 590일간의 전투 기록. 이 전투에서 소련의 군인과 민간인 2,600만 명이 죽고 국토가 초토화됐지만, 결국 소련이 승기를 잡고 2차대전의 분수령이 됐다. 히틀러와 스탈린 두 독재자가 맞붙은 이 싸움에서 스탈린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주코프, 추이코프 두 걸출한 장군의 지휘와 군인들의 헌신적인 자세 덕분이었다. 전쟁을 능수능란하게 지휘했던 히틀러가 왜 모든 일을 그르치게 됐는지 측근들의 증언을 통해 보여준다. 양측 군인들의 일기와 편지는 당시의 처절한 모습을 생생하게 되살려놓았다. 저자는 영국 육사 출신으로 이 책은 논픽션 부문에서 여러 상을 받았다. 안종설 옮김. 서해문집 1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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