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사관학교에서 한인 동포가 수석졸업을 하고, 또다른 한인 여성동포가 졸업생 대표로서 기념퍼레이드를 이끄는 등 한국계 젊은이들의 기개가 웨스트포인트(미 육사)의 하늘을 찔렀다.재미동포 2세 강 진(22·미국명 데니엘 강)씨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미 육사 개교이래 한국계가 수석 졸업의 영예를 안은 것은 강씨가 처음이다.
미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어바인 출신인 강씨는 전체 졸업생 950명 가운데 정훈 교육과 군사학, 체력 등의 종합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이날 졸업식에 참석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으로부터 상장을 받았다.
1972년 이민을 간 강진복(59)·최경주(57)씨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미국 현지서 태어난 강씨는 어려서부터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으며, 유니버시티고교 재학시절에는 레슬링 선수와 배구 선수로 활동하는 등 만능 스포츠맨으로도 소문나 있다.
어머니인 최씨는 4일 "아들은 4학년 때 작전참모를 맡아 4,000여명의 생도들을 관리하는 등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다"며 "경희대에서 실시하는 모국연수에 참가하기도 했고 방과 후에는 한글학교에 다니는 등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전통에도 관심이 많아 미 육사에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육사 한인 학부모회 관계자는 4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강씨가 오는 8월 수석 졸업의 특전으로 장학금을 받고 조지타운대 의대에 진학하며 졸업 후에는 군의관으로 활동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졸업식에는 지난해 12월 미 육사 200여년 역사상 여성으로는 두번째로 4,000여명의 생도중 서열 1위인 여단장(旅團長·Brigade Commander) 생도로 임명돼 화제가 됐던 정한샘(22·미국명 그레이스 정)씨가 졸업생 대표로 졸업기념 퍼레이드를 주도했다. 미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클락스타운 고교를 졸업한 정씨는 외부 귀빈을 맞는 의전 및 대변인 임무를 수행하면서 강씨와 함께 미국 육사 졸업식에서 한인의 위상을 한껏 드높인 주인공이 됐다. 정씨는 군용항공기 조종사 등의 희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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