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41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받았다. 지난달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그랑프리)의 영광을 안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최민식), 음악상(조영욱), 편집상(김상범), 조명상(박현원) 등 5개 부문을 석권, 가장 많은 부문에서 수상자를 냈다.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는 각각 3,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실미도'는 기획상(김형준), 각색상(김희재), 남우조연상(허준호),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고, 국내 최다관객 1,170만명을 동원한 '태극기…'는 음향기술상(이태규 김석원), 미술상(신보경), 촬영상(홍경표)을 수상했다.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은 신인감독상과 각본상을 받았다.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다관왕을 노린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의상상(정구호 김희주)을 받는데 그쳤으며,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장화, 홍련'과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상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은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의 김가연에게 돌아갔다. 남녀 신인상은 '어린 신부'에서 부부로 출연했던 김래원과 문근영이 나란히 차지했다.
올해 대종상은 일반인 심사위원단 50명의 채점 결과 반영, 영화제 출품작 42편 무료 상영회 등으로 공정성과 축제분위기 조성에 어느 해보다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러나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가 시상식의 꽃인 작품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것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작품상 후보는 '바람난 가족' '봄 여름…' '스캔들…' '실미도' '올드보이' 등 5편. '태극기…'는 9개 부문 후보로 오르고도 정작 작품상 후보에는 들지 못했고 남우주연상 및 감독상 수상에도 실패했다. 한국갤럽이 1, 2일 전국 20∼50세 인터넷 이용자 869명을 이메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해 아쉬운 영화'로 단연 '태극기…'(56.4%)가 꼽혔다.
조희문 상명대 영상학부 교수는 "베스트셀러가 반드시 작품성을 담보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태극기…'가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될 만큼 명백한 하자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신우철 대종상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일반인 50명,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공정한 채점 결과가 그대로 반영됐을 뿐"이라며 "젊은 심사위원들이 나름대로 기준을 갖고 '태극기…'를 냉정히 평가했다"고 말했다. 본심 심사는 심사위원장인 이두용 감독, 정용탁 한양대 교수, 평론가 조혜정씨, 영화촬영감독협회 안상우 이사장 등이 맡았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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