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개인기와 폭발적인 드리블,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홀로 끌어가는 카리스마…. 2002한일월드컵 득점왕 호나우두(28·레알 마드리드)는 역시 현역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브라질은 3일(한국시각) 벨로리존테 미네이라우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남미예선 풀리그 6차전 홈경기에서 호나우두가 페널티킥으로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원맨쇼에 힘입어 라이벌 아르헨티나를 3―1로 꺾었다. 이로써 브라질은 3승3무(승점 12)로 남미예선 1위로 올라섰다. 브라질은 통산 상대전적서 33승24무32패를 기록했다. 남미예선은 10개 팀이 홈앤드 어웨이 방식의 풀리그로 열리며 브라질은 6일 칠레와 7차전을 갖는다. 4년 전 한일월드컵 남미 예선서 4명의 감독이 교체되는 우여곡절끝에 무려 6패나 기록하며 3위로 간신히 본선에 진출했던 브라질은 그러나 이번에는 호나우두를 앞세워 무패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한일월드컵 때 '마의 6골'벽을 넘어 8골로 골든슈를 차지했던 호나우두는 올 시즌 24골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을 차지했다. 또 이날 3골을 추가, 6골로 남미예선 득점 선두에 나섰다.
한마디로 호나우두의 현란한 개인기에 아르헨티나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경기였다. 브라질의 카를루스 파레이라 감독은 호나우두와 루이스 파비아누를 투톱으로 내세워 공세를 펼쳤지만 소린의 측면 돌파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삼바군단에는 호나우두가 있었다. 최근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놀림까지 받았던 그는 전반 16분 신들린듯한 개인기를 앞세워 문전을 돌파하다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해트트릭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후반 22분에는 86년 멕시코월드컵 당시 잉글랜드전에서 보여준 마라도나를 연상케 하는 질풍 같은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문전으로 돌진하다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두 번째 골을 추가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도 단독 돌파로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골을 추가했다. 비록 3골 다 페널티킥이었지만 호나우두를 막지 못할 경우 골로 직결되는 위기상황에서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의 거친 태클로 얻어낸 것이어서 가치는 필드골 못지않았다.
호나우두는 경기직후 "오늘 경기는 브라질팀이 보여준 역대 최고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이날 승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호나우두의 개인기에 농락당한 아르헨티나는 후반 34분 수비수 후안 파블로 소린의 왼발슛으로 영패를 모면했다. 한편 에콰도르는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아구스틴 델가도와 프랑클린 살라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콜롬비아를 2―1로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에콰도르가 콜롬비아를 이긴 것은 1965년이후 39년 만이다. 에콰도르는 2승1무3패(승점 7)로 7위에 오른 반면 콜롬비아는 승점 4로 꼴찌로 추락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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