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씨는 한번 안아 봅시다."(5월 29일 노무현 대통령)"고생 많이 했는데 국회의원 된 것을 보니 너무 좋다."(6월 1일 김대중 전 대통령)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나처럼 전·현직 대통령 모두에게 축하를 받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뿌듯해 하면서도 짐짓 부담스런 표정이다. 25살이던 1987년 정계에 복귀한 김 전 대통령의 개인 사무실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18년간의 정당과 청와대 생활에서 두 명의 대통령을 보좌해 왔다.
그는 "(의원이 된 게) 아직 실감이 안 난다"며 "의원총회 할 때 늘 주변에 앉아 받아 적기 바빴던 내가 의원 석에 앉아 있더라"고 말한다.
김 의원은 매사에 적극적이다. 직언을 서슴지 않는 그는 청와대 국내언론1, 정무2비서관 시절에는 노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직언을 하다가 혼이 나기도 했다. 4·15 총선 직전에는 한나라당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정동영 당시 의장에게 "모든 것을 버리고 백의종군 해 위기를 돌파하라"고 맨 처음 요구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김 의원은 "내가 먼저 주장했지만, 총선 승리의 공신인 정 전의장이 지금 쓸쓸하게 있는 것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미안함을 표했다.
우리당 총선기획단 부단장을 맡았을 때는 경선후보 선정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개혁당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바람에 이들 사이에서 "비례대표 경선에서 김현미는 꼭 떨어뜨리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김 의원은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경선에 나선 여성후보 중 3등으로 비례대표 11번 차지했다. 김 의원은 "민주주의, 통일 등의 주장이 관념에 그치면 구호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런 가치를 정치를 통해 현실화 하는데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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