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3일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등 대표적인 기술주들을 투매하면서 해당 주가가 5∼7% 급락했다.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8,500원(5.68%)이나 빠진 47만3,500원으로 장을 마쳤고, LG전자는 5,000원(7.60%) 하락한 6만800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매도 상위 창구는 모두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외국계 증권사였다. 이날 거래소에서 1,200억원 이상 순매도한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1,600억원대의 순매도를 기록,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기관도 프로그램매도 등을 통해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77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기술주 투매 이유로 D램 가격 하락과 3일 오후(현지시각) 예정된 인텔의 2분기 실적 발표를 들었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인텔의 2분기 실적에는 별로 기대할 게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외국인들이 미리 기술주를 내다 판 것 같다"고 추측했다. 홍콩 일부 언론에 보도돼 아시아 증시에 충격을 준 중국의 금리인상설과 장중 국제 유가가 반등세로 돌아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은 특히 디스플레이 경기가 고점을 통과하면서 LG전자와 삼성SDI 등 디스플레이 비중이 높은 회사들이 더 큰 피해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지만 공급이 크게 확대되면서 PDP 경기는 1분기에 정점을 찍었고, LCD 경기는 2분기가 정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반기 정보기술(IT) 경기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D램 가격 하락과 유가 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외국인들의 매매 양상을 보면 호재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악재는 작은 것이라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부분 D램 가격 하락이나 인텔 효과 보다는 앞으로 기술주의 주가가 유가 변동에 따라 더 크게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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