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실시된 수능 모의고사는 두 가지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첫째는 제7차 교육과정의 학습내용이 처음 교육평가에 연결된 시험이라는 점이며, 둘째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도입된 EBS강의와 출제의 연계문제다. 이 중에서 교육과정 변화는 수능의 근본 틀을 바꾸게 한 요인이다. 그런데도 시험의 운영 측면으로만 부각된 것은 수능강의와의 연계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이번 출제가 EBS강의를 반영하면서도 교과서의 기본내용을 중심으로 짜여진 것은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영역별 반영률이 60∼80%나 된다지만, 정확하게 계량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EBS강의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인 것 같다. 그러나 시험 이후의 여론조사에서는 EBS강의를 활용해야 겠다는 응답비율이 석 달 전보다 훨씬 높아질 만큼 모의고사가 수험생들에게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문제는 수능 본연의 과제인 난이도 조정, EBS강의의 반영방법 등 두 가지로 다시 귀착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험이 전반적으로 쉬웠고, 외국어영역은 상대적으로 너무 어려웠다는 평가를 출제당국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수능강의의 반영방법에는 정답이 있을 수 없다.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이미 언급한 대로 많이 반영할 경우 비교육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것이며, 적게 반영하면 국가사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합당하고 적정한 수준을 모색해 나갈 수밖에 없다.
2차 모의고사가 실시될 9월에는 학습범위가 넓어져 출제의 재량도 확대될 수 있다. 첫 출제의 경험을 활용해 11월의 실제 수능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EBS강의는 어디까지나 공교육에 대한 보완책이다. 학교수업에 충실한 학생이 좋은 성적을 얻게 한다는 대원칙이 유지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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