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로 대학에 입학해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다. 고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했고 군복무까지 마친 탓에 스물 다섯에 대학 새내기가 된 것이다. 입학은 늦었지만 학업은 뒤지지 않았다. 학과 수석으로 합격했고 학기 성적도 우수했다. 그러다 보니 주변의 권유로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됐고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다.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하자 친척 분들은 걱정어린 눈길을 보냈다. 그 분들은 '총학생회=학생운동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학생회장을 지낸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업 입사 과정에서도 학생회 임원 경력이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한다.
물론 아직도 일부 총학생회는 학생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총학생회는 예전의 이념적 투쟁이 아니라 학생복지를 위한 운동을 하고 있다. 나 역시 지금은 대학과 대화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면서 학생회를 이끌고 있다.
예전같이 학교와 학생이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학교와 학생이 살아 남기 위해 뭉쳐야 윈―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기업들조차 살아 남기 위해 노조와 기업이 협력하면서 서로의 발전을 위해 뛰고 있다. 그렇게 해서 회사가 회생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종종 본다.
지금 한국의 대학들은 지원자 감소로 고민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을 유치해야 대학이 발전한다.
이런 현실에서 총학생회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나는 대학과 학생이 동시에 만족하는 총학생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총학생회장 자리는 개인적으로 희생을 요구한다. 각종 행사와 학생회 업무로 인해 개인 시간이 없고 심지어 수업을 듣기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학업에 지장을 많이 받는다. 그렇지만 나를 이해해 주는 교수님과 학생들이 있기에 힘을 내고 있다. 학생들이 "학생회를 믿는다"며 상담을 하러 찾아올 때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대학 총학생회는 학교 발전과 학생 복지를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아직도 총학생회에 대해 걱정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는 분들에게 지금의 총학생회는 예전과 다르다는 사실을 말씀 드리고 싶다. 1970, 80년대 총학생회가 시대를 고민하며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냈듯이 지금의 총학생회도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고 거기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희용 청강문화산업대 컴퓨터네트워크과 2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