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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통혁명 한달 앞으로]<3> 새 요금제도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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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통혁명 한달 앞으로]<3> 새 요금제도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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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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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간 사람이 많이 낸다.' '경기도에서 출퇴근하는 승객의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7월1일부터 적용되는 서울시 새 교통요금의 핵심은 이동한 거리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통합거리비례제' 도입에 있다. 이에 따라 짧은 거리 내에서 여러 번 환승하는 승객들은 혜택을 입게 된 반면 장거리 승객들은 요금부담이 크게 는다.

게다가 신 교통카드가 경기도와 호환되지 않아 평균 이동거리가 긴 경기지역∼서울 통근자들이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되는 등 새 요금제도의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장거리 승객 부담 늘어

7월부터는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때 기본거리 10㎞내에서는 환승에 상관없이 기본요금 800원만 내고, 이동거리가 5㎞ 늘어날 때마다 추가요금 100원씩을 더 내야해 장거리 승객의 비용부담이 커졌다. 버스는 10㎞를 넘어도 갈아타지 않으면 기본요금만 내면 되지만, 지하철은 10㎞가 넘어가면 환승하지 않더라도 추가요금을 적용받아 장거리 지하철 이용승객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 시는 2일 이 맹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의 경우 30㎞가 넘으면 10㎞마다 100원씩 추가하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했지만 장거리 요금 증가폭은 여전히 크다. 예를 들어 5호선 마천역에서 김포공항역으로 이동할 경우(총 50㎞) 현재는 요금이 740원에 불과하지만 7월 이후에는 10㎞구간 기본요금 800원에 추가요금이 30㎞까지 400원(5㎞마다 100원), 30㎞부터 50㎞까지는 200원이 더해져 총 1,400원이 된다.

거리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데도 승객들은 자신이 이동하는 거리가 얼마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당분간 '묻지마 요금'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점도 문제. 앞으로는 승차 때뿐 아니라 하차 시에도 단말기에 카드를 체크해야 되는데, 승차 때는 기본요금이 결제되고 하차 때는 추가요금이 정산된다. 현재로선 최종 하차 시 요금을 정산해보는 것 외에 자신의 교통요금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차 때 카드를 체크하지 않으면 갈아탈 때마다 기본요금을 다 지불하게 되므로 깜빡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경기도와 요금제 호환 협상 난항

서울시와 경기도가 별개의 요금제를 운영, 경기도 승객들은 장거리 요금 부담에 더해 환승 할인도 못 받게 됐다. 도는 요금제 일원화를 위해 시와 협상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도 관계자는 "서울로 통근하는 승객들의 평균 이동거리가 20∼30㎞나 돼 기본요금에 거리병산이 더해지는 서울시의 요금제를 따를 경우 승객들이 엄청난 비용부담을 지게 된다"며 일선 버스회사에 서울시와의 개별협상을 일절 금지하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하철의 경우 30㎞가 넘을 경우 추가요금 증가폭이 작아지지만 서울로 통근하는 대부분의 수도권 승객들이 평균 20∼30㎞를 이동해 혜택의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예컨대 광명시에서 서울시 성수동으로 출근하려면 지하철 신도림역까지 경기도 버스를 타고 가 지하철로 갈아타야 하는데, 현재 각각 650원과 640원씩만 지불하면 되는 요금이 7월부터는 경기도 버스요금 650원에 서울시 지하철요금 1,100원(총 24㎞)을 더한 1,750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김경수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경기도의 많은 도시들이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기능하고 있고, 도심보다 외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소득이 낮은 게 일반적인데도 산술적인 합리성을 내세워 장거리 승객에 요금 부담을 지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노인·저소득층 '혜택 사각지대'

시가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마일리지제 같은 혜택도 소비규모가 적은 노인들이나 저소득층에겐 '그림의 떡'이 되기 십상이다. 시는 신 교통카드를 도입하면서 항공사와 유통업체, 통신사들과 제휴해 이들 업체의 마일리지를 버스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현재 KT, LG정유, OK캐쉬백과 계약을 마친 상태. 하지만 신용카드나 멤버십카드를 자주 사용하는 젊은 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커 오히려 소득이 적은 사람이 더 많은 요금을 내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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