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일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을 사칭해 재계 인사들에게 축의금을 계좌로 입금시키라는 사기편지를 보낸 혐의로 김모(33·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김씨는 지난달 18일 공기업 박모(59) 회장 등 재계 유력 인사 30여명에게 김 비서실장의 명의로 "29일 막내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부조금과 화환은 일절 받지 않을 생각이지만 개별적으로 부조를 하실 분은 은행 계좌로 돈을 보내달라"며 계좌번호를 적은 편지를 보낸 혐의다.
김씨는 인터넷과 퀵서비스를 통해 돈을 주고 이모(23·여)씨 명의로 개설된 '대포통장'을 15만원에 구입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증권사 근무 중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 고객에게 끼친 7억원 상당의 손해를 부모님의 노후자금으로 변상하고 2002년 퇴사했다"며 "김 실장 아들의 결혼식이 있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돈이 필요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의 '대포 통장'으로 돈을 입금한 인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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