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값이 고공 행진을 하다 보니 관객들의 불만이 높다. 어지간한 오페라는 좀 괜찮은 자리다 싶으면 보통 20만원이 넘는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1, 2층 전체를 20만∼30만원 짜리 좌석으로 팔아 비난을 산 오페라도 있다. 이러한 고액 티켓은 지나친 장삿속의 결과일 때도 있지만, 대형 무대의 경우 엄청난 제작비 등을 감안하면 무조건 비싸다고 욕만 하기 힘든 사정도 있다.그래도 왠지 억울하다. 특히 같은 극장, 같은 등급의 좌석 갯수가 공연에 따라 5∼10배까지 차이 나는 것을 보면 주최 측의 횡포가 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면 어쩌란 말인가. 유감스럽지만,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수 밖에 없다. 어떤 자리에 앉든, 돈 주고 산 표가 아깝지 않으면 된다. 다행히 제일 비싼 자리라고 해서 반드시 가장 좋은 자리는 아니다. 대개 극장의 1층 한복판이 제일 비싸게 매겨지지만, 가장 좋은 자리는 공연의 장르와 성격, 또 관객의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콘서트는 잘 들리는 자리가, 무용은 잘 보이는 자리가, 오페라는 잘 보이고 잘 들리는 자리가 최고다. 예컨대 오케스트라 연주는 1층보다 2층에서 더 잘 들리지만, 독주회나 실내악은 무대에서 가까워야 더 잘 즐길 수 있다. 반면 오페라나 발레를 무대 코 앞에서 보면 무용수나 가수의 땀방울과 표정까지 생생히 볼 수 있지만, 무대 전경이 들어오지 않는다. 좌석 선택은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다. 마니아들 중에는 남들이 선호하는 자리를 놔두고 특정 좌석을 사는 사람이 많다. 연인들은 좌석 두 개가 붙어있어 둘 만의 자리라는 느낌을 주는 커플석을 요구하기도 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가 없으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가장 만족스런 자리를 찾으려면 공연장을 자주 찾아 여기저기 앉아보는 수 밖에 없다. 어떤 공연인지 열심히 알아봐서 품질을 가늠하는 눈도 길러야 한다. 또 하나, 예매를 서둘러야 한다. 좌석 등급은 한 자리, 한 줄 차이로 가격이 확 달라지기 때문에 되도록 일찍 예매해야 같은 등급이라도 좋은 자리, 최상 등급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는 싼 자리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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