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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재보선 현장르포] <3·끝> 전남·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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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재보선 현장르포] <3·끝> 전남·제주

입력
2004.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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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전남지사 보궐선거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정말 모르겠다"고 입을 모은다.

전남지사 선거는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을 압도했던 4·15 총선과는 전혀 다른, 예측 불허의 혼전 양상을 띄고 있다. 총선 후 한달 반, 아니면 대통령 탄핵기각 결정이 내려진 3주 동안 전남 민심이 그렇게 달라진 것일까.

전남 도민들은 9석짜리 미니 정당으로 주저앉은 민주당에 대한 '짠한 느낌'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힘 있는 여당 도지사론'에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그럼 민주당을 버려야 하나"라는 생각에 이르면 적잖이 혼란스럽다.

이런 기류는 목포 나주 등 전남 서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강하게 감지됐다. 많은 목포 시민들이 "20년도 넘게 찍어온 민주당이 너무 망가져놔서 맴(맘)이 안 좋아"라며 얼굴을 찌푸렸다. "즈그들 맘대로 대통령 끌어내린 죄로 회초리질만 쪼까했으믄 될 것을 아예 숨통을 끊어 놓다시피 했으니 이제 살릴 수나 있을랑가"라는 한숨도 나온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광주터미널에서 만난 이근주(35·여·나주) 씨는 "정치 발전이나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도 여당을 밀어줘야죠"라고 시원스럽게 답했다. "대선과 총선에서 노 대통령을 꾸준히 지지했으니까 이번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한 번 더 밀어주면 보상을 요구할 자격이 생긴다"는 논리다.

표심이 흔들리는 만큼 판세도 안개 속이다. 초반에는 우리당 민화식 후보가 여유 있게 앞서갔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민주당 박준영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민주당의 승리를 선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당 전남도지부 관계자는 "영남 발전 특위 추진 소식이 알려진 이후 유권자들의 반응이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며 발을 굴렀다. 호남 출신인 신일순 대장 구속과 검찰의 영남편중 인사, 김혁규 전 경남지사 총리 기용 강행 움직임 등 일련의 사태로 '우리당=영남당'이라는 인식까지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게다가 우리당과 민주당 합당설이 막판 변수로 부상해 표심의 요동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광주시내에서 만난 한 유권자는 "기왕 합칠 거라면 여당 후보를 밀어줘야 더 많은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광주=범기영기자

■제주

제주에서는 한나라당 김태환,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가 박빙의 막판 접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전 초반에는 김 후보가 앞서갔지만, 지난달 31일 우리당 지도부가 총 출동해 지원 사격을 한 후 판세가 경합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각 당은 서로 앞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나라당측은 "김 후보가 오랫동안 지역 공직자로 일해와 높은 신망을 받고 있다"며 승리를 장담했다. 또 APEC 정상회의 유치가 무산된 데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여전하고, '거여 견제론'도 먹혀 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우리당은 "진 후보가 뒤집기에 성공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우리당은 한나라당을 압도하고 있는 정당 지지도와 지난 총선에서 제주 3개 선거구를 독식한 조직력을 내세워 유권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예의 '힘 있는 여당 도지사론'도 빠지지 않는다.

지역별로는 한나라당이 제주 동부에서, 우리당은 서부 지역에서 각각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세를 가를 승부 처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두 후보진영은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이 두 곳을 공히 대 접전 지역으로 꼽고 있다. 게다가 부동 층 역시 20% 안팎에 달해 "결과 예측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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