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정치특보인 열린우리당 문희상(사진) 의원이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당내 소장파들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채널을 독점하고 있다며 문 의원을 표적으로 삼았다. 게다가 '김혁규 총리 인준이 부결되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언급한 뒤 당 지도부와도 왠지 서먹한 사이가 됐다.문 의원은 1일 소장파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는 단지 청와대 비서실 산하 특보일 뿐"이라며 "당직도 없는 사람에게 그런 식의 얘기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마치 청와대로 가는 길을 가로막은 벽처럼 몰아세우는 데 대한 불만이다. 일부 소장파가 "(우리를)찍어 누르려 한다"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내가 누구한테 전화해서 윽박지른 적이라도 있냐"고 항변했다.
문 의원은 "소장파들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보고 의견을 듣고 싶은 생각도 있는 것 같다"면서 "토론의 장을 만들면 언제든지 참여해 설명하겠다"며 오해를 직접 풀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의원은 당지도부에 대해서도 "여당답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당위론적 뜻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사실 현 지도부는 평소 문 의원이 설파해온 구도와는 전혀 다르게 짜여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문 의원의 위상이 흔들릴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권 내 각 정파를 속속들이 알고 있으면서,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악역까지 맡을 인물은 그 외에 대역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