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의 짐이 되고 있다.부시 대통령의 6월 이탈리아 프랑스 아일랜드 터키 방문 계획이 방문국 정상의 입장에선 엄청난 골칫거리라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유럽에서 인기 없는 지도자인 데다 큰 비용과 인력을 들여 테러 위협에 대처해야 하고, 대규모 반미 시위로 인한 정치 불안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1일 "부시 대통령의 유럽 정상회담은 줄타기처럼 위태롭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두통거리는 부시 대통령 방문 시기에 맞춰 테러 위험이 커진다는 점. 부시 대통령이 4∼6일 방문하는 이탈리아에선 최근 정부가 공공연히 큰 우려를 표명했고,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식을 여는 프랑스는 보안 등급을 최고 수위로 올렸다. 28∼29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이 열리는 터키는 심지어 회담장 주변에 방공 미사일 발사대까지 배치할 정도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충실한 동맹자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큰 정치적 부담을 질 전망이다. 부시의 방문이 이라크에서 철군한 스페인을 따르라는 정치권과 여론의 거센 압력에 부채질을 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5월31일에는 베를루스코니를 비난하는 알 카에다의 인터넷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게다가 부시 방문 직후인 13일에는 유럽의회 선거까지 있다. 10만 명을 동원한 반미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반전 단체들은 최근 예행 연습까지 하며 부시 방문을 벼르고 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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