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의 왕자로 기원전 4세기에 세계를 점령했던 알렉산더 대왕의 짧지만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영화 '알렉산더'(Alexander·사진)가 마지막 촬영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올리버 스톤이 각본을 쓰고 감독하는 '알렉산더'는 제작비 1억5,000만 달러를 투입한 대작. 엑스트라로 수백명의 직업군인이 동원됐고 9,000개의 화살과 3,000개의 칼과 방패 그리고 1,000개의 창이 사용됐다.알렉산더는 금발의 눈부신 미남으로 타고난 지도자요 무자비한 장군이었는데, 동성애자였으며 야심이 지나치게 큰 어머니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더의 아버지는 역시 맹장인 필립왕. 기원전 336년에 필립이 암살된 뒤, 알렉산더는 세계 정복의 장도에 올라 현재의 그리스에서 이라크를 거쳐 인도까지 점령했었다. 알렉산더가 죽었을 때 그는 살아있는 신이라 칭송을 받았는데 그의 나이 불과 33세였다.
영화에서 알렉산더는 요즘 주가가 한창 오르고 있는 콜린 파렐이 머리를 금발로 염색하고 나오는데 일부에서는 파렐의 알렉산더 역에 회의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스톤 감독은 "파렐의 배역에 대한 적응력은 놀라울 지경"이라며 "그가 이 역에 들이는 정열은 가공할 정도"라고 파렐을 추켜세웠다.
알렉산더의 권력에 눈이 먼 어머니로는 안젤리나 졸리, 외눈의 필립왕으로는 발 킬머 그리고 알렉산더의 가장 친근한 친구이자 연인으로는 자레드 레토가 나온다. 영화는 알렉산더의 친구였던 프톨레미가 노년에 과거를 내레이션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앤터니 홉킨스가 맡고 있다. 촬영은 지난해 10월 모로코 사막에서 시작됐는데 여기서는 알렉산더가 페르시아 제국을 무너뜨리는 유명한 전투장면이 촬영됐다. 이어 제작진은 장소를 런던의 사운드 스테이지로 옮겨 궁정장면을 찍었고 1월에는 태국으로 장소를 이동했다. 여기서는 알렉산더의 군마를 탄 군인들과 이들을 막는 코끼리를 탄 인도군의 치열한 전투장면이 촬영됐다. 코끼리들과 말들이 서로 상극처럼 다퉈 촬영에 몹시 애를 먹었다고.
알렉산더의 얘기는 1956년 로버트 로슨 감독에 의해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다. 여기서는 알렉산더에 리처드 버튼, 필립에 프레데릭 마치 그리고 알렉산더의 어머니로 프랑스 여우 클레어 블룸이 각기 나왔었다. 상영시간 141분짜리인 이 영화에는 이밖에도 프랑스 여우 다니엘 다리우와 스탠리 베이커, 피터 커싱 같은 연기파들이 나왔다. 연기 좋고 규모가 큰 스펙터클 영화다.
11월에 개봉될 '알렉산더'는 올 들어 미국 내서 상영되는 세 번째의 대형 전쟁시대극. 첫번째는 5월14일에 개봉된 브래드 피트 주연의 '트로이(Troy)'이고, 두 번째는 7월7일에 개봉되는 '아서왕(King Arthur)'. 호메로스의 '일리아드'가 원전인 '트로이'는 개봉 첫 주말 총 4,69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 1위를 차지했으나 전문가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액수여서 배급사인 워너 브라더스를 안절부절못하게 만들고 있다.
박흥진/LA미주본사 편집위원·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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