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숨긴 채 결혼한 여성에게 혼인 무효와 함께 5,000만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내려졌다.1998년 A(31)씨는 후배 소개로 B(28·여)씨를 만나 사귀며 성관계를 가져 오던 중 2002년 B씨로부터 "아이를 가졌다"는 말을 듣게 됐다. 피임에 실패했다고 생각한 A씨는 부모로부터 결혼 허락을 받은 뒤 4월부터 B씨와 동거에 들어갔다. 이들은 같은 해 9월 혼인신고를 마쳤고 11월에는 아들을 얻었다.
그러나 아이가 커 갈수록 A씨와 닮은 모습을 찾기란 힘들었고, 이 때문에 A씨는 주위로부터 "아이가 아빠와 너무 안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어야 했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B씨 몰래 아이와 자신의 유전자 검사를 병원에 의뢰했고, 그 결과 "유전적 친부가 될 수 없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에 대해 B씨는 "산부인과에서 아이가 바뀐 것 같다"고 변명하다 B씨가 친모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으로 가던 중 "아이는 다른 사람의 아이"라고 털어놓았다. 충격을 받은 A씨는 "결혼은 무효이고, 아이도 내 아이가 아니다"며 혼인 취소 및 친생자 부인 청구소송을 냈고,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홍중표 부장판사)는 31일 혼인 취소 및 위자료 5,000만원 지급 판결을 내렸다.
/김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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