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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형섭 박사 영전에/'과학 한국' 열정 아직도 생생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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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형섭 박사 영전에/'과학 한국' 열정 아직도 생생한데…

입력
2004.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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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은 매우 슬픈 날이었습니다. 최형섭 박사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과학기술계를 떠받치고 있던 거목이 꺾였습니다. 하늘 한 구석이 무너지고 큰 별이 떨어졌습니다.최형섭 박사님이 우리나라 과학기술에 미친 크나큰 영향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를 창설하시어 처음으로 과학기술자가 국가와 사회에서 최고로 대접받는 지위를 얻도록 하셨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학위를 받으러 KIST로 찾아왔고 세계 수준에 오른 엘리트들을 유치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KIST는 비로소 우리나라 기업들한테 산업기술을 어떻게 개발하는지 시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개발책임자가 대부분 KIST 출신자로 메워진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최 박사님께서는 확고한 비전과 리더십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용기와 배짱으로 KIST를 세계적 연구소로 키우는 데 전력을 다하였습니다.

연구실 천정이 날아갈 정도로 불호령을 치기도 하셨지만 마음속 깊이 깊이 연구자들을 아끼고 사랑하셨습니다. 힘찬 목소리, 빛나는 눈빛, 충만한 열정, 불타는 애국심, 한 점 사심 없는 고결한 인품, 학문을 사랑한 불굴의 학자…. 최 박사님은 과학기술자의 영원한 사표이셨습니다.

최장수 과학기술처 장관으로 많은 출연연구소를 설립하셨고, 대덕 과학단지를 만드시고 법률과 제도를 정비하여 개도국 한국을 기술 선진 한국으로 만드는 기초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유엔뿐 아니라 많은 개도국으로부터 한국의 경험담을 들려 달라는 강연 요청이 최 박사님에게 쇄도하였습니다.

학자로서도 최 박사님은 매우 중요한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부유선광이론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선법 출현 50주년을 기념하여 미 금속학회에서 출간한 이 분야의 교과서 제7장 중 산화광 부분은 최 박사님의 업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합니다.

최형섭 박사님, 이제 작별을 고합니다. 애통한 마음을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박사님의 높고 높은 뜻을 받들어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남은 후배들이 적은 힘이나마 바치겠습니다.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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