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의 여파로 초·중·고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사업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3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관내 789개 장학사업 관련 법인이 장학금 및 학술연구비 등에 쓰이는 목적사업비에 지원한 돈은 모두 1,317억여원으로 2002년보다 193억원 줄었다.
특히 장학법인의 수는 최근 5년 동안 200여개나 늘어났지만 정작 목적사업 지원비용은 오히려 줄고 있는 실정이다.
1999년 594곳이던 장학 법인 수는 2000년 638개, 2001년 678개, 2002년 719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목적사업 지원비용은 1999년 1,672억, 2000년 1,578억, 2001년 1,648억, 2002년 1,510억, 2003년에는 1,317억원으로 감소했다.
경기여파를 많이 받는 부동산 미보유 법인 338곳의 경우 1999년 목적사업 지원액이 815억원이었으나 2003년에는 421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이처럼 장학사업이 부진한 이유는 저금리로 인한 이자수익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데다 경기침체로 인해 법인이 소유한 주식의 배당금마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시교육청은 분석했다.
실제로 IMF 전 이자율 15%의 고금리를 기준으로 할 때 3억원의 기본재산을 가진 장학법인이 지원할 수 있는 장학생은 대학생 4∼5명, 고교생 19명이나, 현재의 이자율 3%를 기준으로 하면 대학생 1명, 고교생 5명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
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법인이 목적사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원확보를 위해 지난해 12월 출연재산 기준액을 재단법인은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사단법인은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크게 올리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권희식 평생교육진흥담당 사무관은 "2002년도부터는 법인들의 목적사업실적 비용에 인건비 등 경상경비까지 포함돼 실질적인 장학사업은 전보다 비중이 더 낮아졌다"며 "법인보유 부동산에 대한 세금 인하, 주식보유 제한 완화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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