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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금빛 佛心 새겼죠"/원응 스님 화엄경 '金泥 사경'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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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금빛 佛心 새겼죠"/원응 스님 화엄경 '金泥 사경' 전시회

입력
2004.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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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벽송사 조실 원응(元應·70) 스님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화엄경 금니(金泥) 사경(寫經)을 6월1∼6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한다. 화엄경 금니 사경은 대승불교 최고의 경전인 화엄경의 전문 60만자를 금가루로 옮겨 적은 것으로 부산 국제신문사(2000년), 서울 예술의 전당(2001년)에 이어 세 번째 전시된다.화엄경은 석가모니의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만든 경전으로 불경 가운데 가장 심오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사경은 통일신라에서 조선 초까지 행해진 불교 수행법의 하나로 마음을 모아 부처님의 경전을 한 자 한 자 베껴 쓰는 것이다.

스님이 금니 사경을 시작한 것은 1985년. 5년에 걸쳐 화엄경 전문을 한 자씩 한지에 옮겨 적었고 닥종이를 덧대 곱게 빻은 금가루를 붓끝에 묻혀 글자를 적는데 다시 5년이 걸렸다. 여기에 사용된 금이 4㎏, 전주 한지를 물들여 사용한 닥종이가 2,000여장, 작업 도중 닳아서 버린 붓이 60자루나 된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금니 사경은 80권의 병풍형 책자 형태로, 늘어뜨리면 길이가 1,300m에 이른다.

스님은 1954년 석암 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부산 선암사에서 출가했으며 전 조계종 종정 성철스님을 모시고 참선 수행을 하기도 했다. 61년 지리산 칠선계곡 부근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벽송사 서암정사에 들어가 정진한 스님은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이 벽송사를 야전병원으로 사용했고 절 부근에서 전쟁 당시 사망한 유골이 발견되자 이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사경을 결심했다.

스님은 "한 글자, 한 글자 옮겨 쓸 때마다 그 의미를 새기면서 스스로를 돌아보았다"며 "사경은 단순히 불경을 옮겨 적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수행의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화엄경 금니 사경 외에 반야심경 금니사경, 금강경 금니사경, 금니 탑다라니, 화엄경 금니 부채 등 160여점이 전시된다. 스님은 전시회 기간 동안 작품 판매는 하지 않고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이란 글씨를 직접 써서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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