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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영 재건축 또 '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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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영 재건축 또 '벽'에

입력
2004.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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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규모 재건축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이 법원 판결 등으로 잇따라 제동이 걸려 주민들을 애태우게 하고 있다.서울 동부지법 민사1부(재판장 정종식 부장판사)는 가락시영아파트 주민 김모(52)씨가 "재건축 비용의 분담내역을 정하지 않은 총회 결의는 무효"라며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낸 재건축결의 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건축 분담비용을 구체적으로 합의하는 것은 주민들이 재건축에 참가할지 말지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므로 결의에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라며 "결의 단계에서 조합원의 분담액을 확정하기는 어려워도 그 산출 기준은 정해 놓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동부지법은 이전에도 일부 주민들이 낸 창립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에서 비슷한 취지로 원고 승소 판결을 잇달아 내렸다.

법원이 재건축 결의의 하자를 지적함에 따라 조합측은 내달 26일 총회를 다시 열고 지난해 결의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수정해 조합원들의 재결의를 받을 계획이다. 재결의를 받으려면 조합원 80%의 참여와 절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사업 재개 여부는 미지수다.

면적 12만 평, 6,600세대인 가락시영아파트는 재건축 논의가 시작된 1995년부터 순탄치 않았다. 주민 간, 시공사 간에 재건축 방법과 사업주체 등을 두고 갈등을 거듭해오면서 8∼9년간 표류했다. 지난해 6월 조합 인가를 얻어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는 듯 했으나 곧 이어 서울시가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를 통해 3종(용적률 250%)이 아닌 2종(용적률 200%)을 적용하면서 재건축 사업은 다시 수익 감소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추가부담금을 떠 안게 된 조합측은 시에 재심을 요청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는데다 이번에는 법원으로부터 '레드카드'까지 받게 됐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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