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의 결혼식선현경 글·그림
비룡소 발행·8,500원
'이모의 결혼식'은 어린 아이의 눈에 비친 이질적인 결혼풍속과 이를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다. 친척이 외국인과 결혼하다니, 굉장한 이야깃거리다. 더욱이 결혼식이 외국에서 열리고 생김새가 다른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체험이 있다면 두고 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작가의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주인공 어린이가 그리스 크레타 섬의 작은 마을인 스피나리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보고 듣는 색다른 문화체험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주인공은 눈이 파랗고 배가 볼록하며 말도 통하지 않는 이모부에게 거부감을 느끼며 숨어다닌다. 하지만 현지 전통 결혼 풍속을 보고, 해변가 파티에서 자동차 불빛 아래 춤을 추면서 차츰 친숙해진다.
만화 기법으로 그린 그림도 볼 만하다. 인물들의 표정과 동작이 생동감 있고, 상에 차려놓은 음식이나 오밀조밀한 자연환경 묘사가 볼만하다. 파티석상에서 잔 위쪽을 붙잡고 하는 그리스식 건배도 재미있다. 비룡소가 제정한 제10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다. 심사를 맡은 시인 최승호씨는 "장면마다 호기심과 새로움이 더해지면서 읽고 나면 묵직한 여운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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