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를 얼마나 지출하는가는 학부모의 소득과 학력 등 가정배경 및 이에 따른 학교 불만족 정도에 달려 있으며 평준화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7일 '고교 평준화제도와 사교육비 지출의 관계 분석' 보고서에서 사교육비 지출을 유발하는 원인은 학교 불만족이 가장 컸고 이어 가구소득, 거주지역, 어머니 학력, 아버지 학력 순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평준화는 오히려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이 배제된 평준화 정책으로 이질적인 학생들이 모여 수준별 교육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사교육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기존 논리와 배치되는 것이다.
KEDI는 일반계 고교생의 학부모 842명을 대상으로 평준화 및 비평준화 지역의 월평균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평준화 지역(37만3,640원)이 비평준화 지역(28만9,580원)보다 많았으나 가계소득, 거주지역, 학부모 학력 등 다른 요인을 배제시키면 오히려 평균 7,381원 적었다고 설명했다.
사교육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비중은 학교 불만족 5만5,340원 가계소득 4만5,619원 거주지역 4만2,127원 어머니의 학력 3만6,020원 아버지의 학력 1만6,120원 등이었다. 학교 불만족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어머니 학력, 거주지역, 평준화, 가계소득, 아버지 학력 순이었다.
김현진 부연구위원은 "평준화 제도가 학교 및 수업내용에 대한 불만족을 초래, 사교육비 지출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다른 요소보다는 영향력이 적었다"면서 "평준화 정책이 학교 불만족을 매개로 사교육비 지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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