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40)가 주춤하다. ‘텔 미 썸딩’(1999년) 이후 오랜만에 출연한 ‘이중간첩’(2002년)은 기대에 못 미쳤고 그의 형 한선규가 설립한 영화사 ‘힘’에서 제작하는 ‘11월의 비’ ‘소금기둥’은 아직 소식이 없다. 흥행 보증 수표로 통하는 그의 작품 선택 안목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소리도 들린다. 그렇지만 그의 화려한 전적을 보면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MBC 탤런트 20기 출신인 그는 드라마 ‘아들과 딸’을 거쳐 ‘서울의 달’의 건달 홍식으로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영화 데뷔는 ‘닥터 봉’(95년). 이후 ‘은행나무 침대’(96년)로 성공한 그는 ‘초록 물고기’(97년), ‘넘버3’(97년ㆍMBC 29일 밤 12시30분), ‘접속’(97년), ‘8월의 크리스마스’(98년), ‘쉬리’(99년) 등 줄줄이 흥행작들을 쏟아내며 히트 제조기로 떠올랐다.
그의 성공 비결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연기. 영화에서는 주로 야비하지만 모질지 못하거나,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은 인물을 연기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기에는 평범한 외모와 부드러운 목소리도 한몫했다.
특히 그는 목소리 덕을 많이 봤다. 84년 동국대 연극영화과 재학시절에는 MBC 강변가요제에 출전해 장려상을 받았다. 당시 그와 겨룬 상대는 ‘J에게’를 부른 이선희였다. 대학 졸업 후 KBS 성우 22기로 출발하는 등 목소리와 관련한 경력이 남다르다. 요즘은 엄지원과 호흡을 맞춘 스릴러 ‘주홍글씨’를 촬영중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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