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소수주주로부터 '지분 알박기'를 당해 LG칼텍스정유 전체 지분의 0.17%에 불과한 4만여주를 거액에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알박기'란 재개발 예정지역에 일부 토지나 상가를 미리 사놓고 개발을 방해하며 버티다가 거액을 받고 파는 건설업계 은어인데, 주식시장에서 소수 주주가 알박기 수법으로 거액을 챙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LG그룹 구본무 회장과의 오찬 회동을 설명하면서 "LG가 알박기를 당해, LG칼텍스정유 지분을 거액을 주고 매입했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2001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LG그룹은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LG칼텍스정유 지분을 50% 이상 취득해야 했지만, 최근까지 확보한 지분이 49.83%에 불과해 공정위에 과징금을 물어야 할 처지였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지난 7일 소수주주로부터 주당 20만원씩 88억원을 주고 주식을 매입했다. LG관계자는 "문제의 개인주주는 D그룹 회장의 인척"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이기는 하지만 LG칼텍스 적정주가가 2만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알박기에 따른 차익은 8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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